“미국, 일본은 갔지만…, 중국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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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4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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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 노키아, 소니모바일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손 털고 나갔지만, 그 자리를 대신할 신흥 강호들이 몰려온다. 레노버, ZTE, 화웨이. 바로 중국의 스마트폰/태블릿PC 제조사다.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그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국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가장 주목할만한 회사는 레노버다. 레노버는 이미 중국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삼성전자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지난 11월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시장에서 레노버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아이폰 판매량의 2배를 기록했고, 현재 1위인 삼성전자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3분기에만 3,850만 대의 스마트폰이 판매된 세계최대 시장이다. IT시장조사기관 IDC도 지난 3분기 스마트 기기 판매량이 증가한 회사는 삼성전자, 애플, 레노버 뿐이라며, 레노버의 저력을 높게 평가했다.

레노버는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최근 국내 모바일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2012년 12월 11일, 한국 레노버 강용남 대표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시장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동통신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달리 레노버는 유통망, A/S망도 견고하다. 지난 2005년 한국 레노버를 설립한 후 직접 A/S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제품도 얕잡아 볼 수 없다. 연속 통화시간이 29시간에 이르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아이디어폰 P770’, 옵티머스G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춘 ‘아이디어폰K2’ 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텔도 레노버와 손잡고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 ‘K800’을 만들었다.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ZTE다. ZTE는 지난 11월 오픈마켓을 통해 보급형 듀얼코어 스마트폰 ‘제트폰’의 판매를 개시했다. 실구매가도 23만 9,000원으로 저렴하고, 자급제용 스마트폰이라 이동통신사도 SK텔레콤, KT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하루 80여대씩 판매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스마트 제조사에 비하면 미약하지만, 유통망이 적고 마케팅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나름 의미 있는 성적이다.

제트폰의 판매량에 고무된 ZTE는 저렴한 쿼드코어 스마트폰도 곧 판매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LTE 스마트폰도 출시할 예정이다.

ZTE의 성장세도 매섭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ZTE가 전세계 3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3.7%를 점유해 8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점유율이 5% 미만인 노키아, RIM, HTC와 별반 다르지 않다. 판매량이 상승세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앞의 3사를 제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풀HD(1,920x1,080)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누비아N5’를 선보이며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화웨이도 태블릿PC를 출시하고 국내시장에 한발 걸쳤다. 화웨이는 10인치 태블릿PC ‘미디어패드10’을 국내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패드10은 풀HD 디스플레이, 고성능 듀얼코어 프로세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4.0(아이스크림샌드위치) 등을 내장했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나,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A/S는 A/S 대행업체 투바(TUVA)가 맡는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 진출에는 아직 소극적이다. 화웨이 정미경 과장은 “아직 스마트폰 출시에 관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한동안은 태블릿PC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통망과 A/S망을 보다 견고히 한 이후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 역시 눈여겨볼 회사다. 시장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의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세계 3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4.7%를 점유해 3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애플 바로 다음이다. 얼마 전에는 크기 6.1인치와 풀HD 해상도를 갖춘 패블릿(Phablet)을 선보이며 ‘갤럭시노트’를 따라잡겠다고 자신했다. 핀란드에 R&D센터를 설립하는 등 투자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한편, 앞의 세 회사보다는 조용하지만 지난 3월에는 아이놀 일렉트로닉스가 저렴한 태블릿PC 노보7을 앞세워 국내에 진출하기도 했다.

저렴한 가격만 무기? 경쟁력도 갖추고 있어

중국의 IT 시장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만 강조되며 마치 품질은 떨어지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전세계 스마트 기기 시장 점유율만 봐도 알 수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IT 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유독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관심이 쏠려있다. 간혹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 스마트폰도 선보이고 있지만, 중국의 스마트폰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를 일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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