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계절 무리한 다이어트, 영양결핍 빈혈에 속병 위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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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철 운동 강도 낮추고 살빼는 약 복용 신중해야…
포만감 주는 토마토 참외 채소류 좋아

노출의 계절 여름을 맞아 다이어트에 뛰어드는 여성이 많다. 그러나 무리한 다이어트는 피로, 무기력증, 생리불순, 영양결핍, 빈혈뿐만 아니라 탈수 같은 전해질 불균형과 골밀도 감소를 부른다.

또 일상생활 패턴으로 돌아오면 요요 현상으로 도리어 고생하기 일쑤다.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 살 빼려고 약 먹는다?

해수욕장과 워터파크 개장 소식이 속속 들려오는 요즘, 살을 빨리 빼려고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장기간 복용하면 혈압이 상승하거나 불안 불면 같은 부작용이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체중조절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비만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약은 세 가지 정도다.

체내에서 지방 흡수를 억제해 섭취한 음식에 포함된 지방성분의 일부를 대변으로 배설하게 하는 제니칼, 식욕이나 에너지 소비에 관련이 있는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이다. 이 중 제니칼을 제외한 다른 약제는 오래전부터 처방됐지만 장기간의 임상연구가 없었다. 안전성과 효과를 고려해서 12주 이상은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 약들은 모두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지방흡수 억제제인 제니칼은 본인이 먹은 음식의 지방성분 일부를 대변으로 배설하게 해 대변에 기름이 섞여 나오는 불편함이 있다.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을 복용하면 혈압 상승, 변비, 불면증, 불안감, 가슴 두근거림, 입 마름, 식은땀 같은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박 교수는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을 앓는 사람이나 갑상샘 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살 빼는 약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신체활동 및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체중이 예전보다 더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평소보다 운동 강도 낮춰야

무더운 여름철에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은 작심삼일을 벗어나기 힘들다. 하지만 보통 더위에 인체가 적응하려면 운동 시작 후 4∼8일이 지나야 한다. 더운 환경에서 운동하는 첫날에는 심박수와 체온이 많이 상승하고,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같은 강도로 4일 정도 운동을 계속하면 혈액량이 증가하고 심박수가 떨어지며 소변을 통한 수분 손실과 땀의 염분농도 감소가 나타난다. 여름철 운동의 종류를 크게 제한할 필요는 없다. 단 장시간의 실외 운동은 탈수와 일사병을 초래하므로 아침저녁 선선할 때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을 30분∼1시간 하는 편이 좋다.

더위 속에서 운동을 할 때는 평소보다 쉽게 지친다. 낮은 강도의 운동부터 시작해 서서히 강도를 높이되 자주 쉬어야 한다. 특히 고온 다습한 날씨에는 높은 기온으로 인해 땀의 발산이 어려워 체온이 급상승하기 쉽다. 또 심장이 말초혈관으로 피를 보내기 위해 더 많이 일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으므로 평소보다 강도를 10∼20% 낮춘다.

운동을 끝낸 뒤 힘들다고 털썩 주저앉아도 좋지 않다. 심장에 몰린 혈액이 근육 쪽으로 순환하지 못해 맥박이 떨어지고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가볍게 제자리 뛰기를 하는 등 정리운동이 필요하다.

○ 포만감 주고 수분 많은 과일, 채소가 도움 돼

여름철 다이어트에는 포만감을 주고 수분이 많으면서 미세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는 음식이 좋다. 채소와 과일이 대표적이다. 수분이 많은 수박이나 열량이 낮고 비타민A와 C, 라이코펜이 풍부한 토마토는 여름철 간식으로 매우 좋다. 딸기나 블루베리, 오디, 참외같이 여름철에 나는 과일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

단, 과일엔 당분이 많이 들어있으니 식사를 대신해서 배가 부를 만큼 많이 먹으면 곤란하다. 특히 당뇨병이 있거나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환자가 과일을 평소보다 많이 먹을 때는 밥의 양을 조금 줄여야 좋다. 또 가능하면 단맛이 덜한 과일을 택한다.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도 열량이 적으므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 여름철 간식으로 인기다. 양배추는 쪄서 쌈으로 먹고, 가지 당근 토마토는 구워서 먹어도 좋다.

대개 채소는 샐러드로 먹는다. 이때는 열량이 높은 마요네즈 드레싱을 피하고 저지방 요구르트 드레싱을 추가하면 단백질이나 칼슘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두부, 콩, 흰 살 생선은 단백질이 풍부하면서 육류에 비해 지방 함량이 적다. 열량이 낮아서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다이어트#영양결핍#빈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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