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아하, 이약!]갑상샘자극호르몬제 ‘타이로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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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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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감·무기력증은 NO… 환자 삶의 질 높이는 갑상샘 치료제
환자 정상생활 가능케 해주고 치료 후 남은 방사선 배출 도와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2005∼2009년)에 따르면 갑상샘암(갑상선암)은 2009년 국내 전체 암 중 16.6%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특히 여성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25.4%로 유방암(6.3%)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갑상샘암의 5년 생존율은 99% 이상으로 매우 높은 편.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잘 받으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좀 더 편안하게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 호르몬 중단으로 갑상샘기능저하증 생겨


갑상샘암에 걸리면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갑상샘을 모두 또는 부분적으로 절제해야 한다. 전절제, 즉 갑상샘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환자는 남아 있는 암 조직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방사성요오드치료’를 받는다.

방사성요오드치료는 다른 암의 항암치료에 해당한다. 문제는 전부터 복용하던 갑상샘 호르몬제를 끊어야 한다는 점. 약 4주 동안 갑상샘 호르몬이 우리 몸에 공급되지 않는 상태를 견뎌내야 한다는 뜻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대다수의 환자가 한 가지 이상의 갑상샘기능저하증을 경험한다. 피로감과 무기력증, 피부의 변화, 체중 증가, 변비 등 신체능력이 떨어진다. 육아 등 가정생활이나 직장생활을 비롯한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다. 증상이 심하면 입원해야 한다.

시기는 환자마다 다르다. 평균 두 달 정도 이런 증상을 겪는데, 이런 사이 직장생활에 지장이 생겨 퇴직을 요구 받으면서 생계가 어려워지거나 가족 간에 불화가 생기기도 한다.

환자 대부분이 30대 이후 여성으로 가정에서의 역할이 큰 만큼 가족의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환자와 가족이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기 쉽다는 뜻이다.

○ 방사성요오드치료에도 투여하는 타이로젠


타이로젠은 인간 재조합 갑상샘자극호르몬이다. 환자가 치료 기간 동안 갑상샘 호르몬제를 끊지 않고 치료를 받도록 조절한다.

수술 뒤 복용하는 갑상샘 호르몬제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대개는 약 복용을 끊어야 하지만 타이로젠은 이와는 달리 복용을 계속할 수 있다.

일반 화학약품에 속하는 알약이나 캡슐약과는 다르게 사람의 몸에서 생성되는 갑상샘자극호르몬의 단백질과 유사한 물질이어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다. 주사제 하나를 만드는 데 9개월이 걸릴 정도로 복잡하다.

타이로젠의 가장 큰 장점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점. 2010년 국제 갑상샘 학술지 ‘타이로이드(Thyroid)’에 실린 국내 연구결과에 따르면 타이로젠을 투여하면 갑상샘 호르몬제를 끊고 치료를 받을 때와 효과는 차이가 없으면서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한 달 전후의 병가 일수를 비교했더니 호르몬제를 끊고 치료를 받은 집단은 두 달 동안 휴가를 11.2일 냈다. 반면 타이로젠을 투여한 집단은 3.1일의 휴가로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문제

타이로젠의 또 다른 장점은 치료를 위해 투여받는 방사성 의약품 중 흡수되고 남은 방사성 물질을 몸 밖으로 빨리 배출시킨다는 점이다.

방사성 물질이 몸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어 체내 장기에 더 안전하다. 가족과 지인이 방사선에 노출되는 위험도 줄인다.

타이로젠은 방사성요오드치료 및 검사에 사용하도록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 2003년 출시된 타이로젠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 74개 나라에서 사용된다. 타이로젠 주사는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환자의 70%가량이 사용한다.

현재는 추적검사라는 조건에서만 1회에 한해 타이로젠에 보험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호르몬 중단 시 갑상샘기능저하증이 심한 환자, 뇌하수체기능이 저하된 환자, 65세 이상 노인이나 심폐기능이 저하된 환자, 갑상샘암의 증식이 빠르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 환자만 해당된다.

대부부의 환자는 주사를 2∼7회 맞아야 한다. 방사성요오드 치료에는 보험혜택이 없어서 회당 121만9000원을 낸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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