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바다 손바닥 보듯… 조난자 발견 예상지점까지 예측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 해양예측시스템 ‘쿠스(KOOS)’ 내년 가동

해양연구원 해양예측시스템 ‘쿠스(KOOS)’ 구축
《 지난해 3월 일본 도호쿠 지역에 발생했던 지진해일로 집, 건물 등의 잔해와 자동차 등이 바닷물에 둥둥 떠다니던 모습이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하다. 당시 우리나라는 지진해일의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원전사고 때 흘러나온 방사성물질이 주변 해역에 퍼질 거라는 우려 때문에 국내 농수산식품업계도 한동안 방사능 비상에 걸렸다. 이처럼 바다는 모두 하나로 연결돼 있어 한 곳에서 일어난 사고는 다른 지역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한 바다 사고는 한번 일어나면 피해 규모가 크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가 발생했을 때 마산과 부산 등 해안 도시들은 태풍해일로만 6000억 원 상당의 재산피해와 32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다. 2009년 허베이스피릿호 기름유출 사고 때는 총 1만2547kL의 원유가 유출돼 태안반도 대부분이 검게 물들었다. 앞으로는 이같이 해양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현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하고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
○ 해양예측 시스템으로 근해를 한눈에 파악

한국해양연구원이 동해 남해 서해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양예측시스템’(KOOS·Korea Operational Oceanographic System)을 구축하고 내년 6월부터 가동한다. 해양연은 2009년 8월부터 KOOS를 개발해 12일 개막하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에서 처음 선보인다.

KOOS는 근해의 수온, 염분, 파랑, 해수면, 유속 등 기본적인 해양 정보에서부터 기름유출, 수색구조, 연안안전 등 재난재해 정보까지 다양한 바다정보를 예측해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해양정보를 샅샅이 파악하기 위해 KOOS에는 종합해양과학기지부터 부이, 인공위성, 조사선 등 현재 운영하고 있는 각종 해양관측 시스템들이 총동원된다.

종합해양과학기지는 바닥에 고정돼 있는 대형 해양관측구조물로 40여 종의 관측장비를 갖추고 있다. 현재 이어도, 가거초, 새만금, 독도 등 4곳에 설치돼 있다. 여기서 측정된 정보 중 일부는 위성과 통신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이 덕분에 먼바다에서 일어나는 해상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어도호 등 해양조사관측선은 현지에 직접 가서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적절하다.

KOOS로 예측한 정보는 여객선 유람선 등 해양교통, 해수욕장 해양스포츠 등 레저산업, 굴 양식과 어업을 비롯한 수산업 등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

○ 사고지역 파악 및 수색에도 활용

KOOS에는 해양연이 자체 개발한 수색구조모델, 기름확산모델 등도 포함됐다. 수색구조모델은 해난사고 발생 시 바다에 빠진 사람의 위치와 사고 시각을 입력하면 앞으로 그 사람이 어느 지점으로 이동할지를 예측할 수 있다. 해양연은 2010년 3월 일어난 천안함 폭침 사태와 같은 해 4월 생긴 해군 링스헬기 추락사고, 지난해 7월 아시아나 화물기 추락사고 때 KOOS의 성능을 시험한 바 있다. 기름확산모델은 유출된 기름의 종류 등을 파악한 뒤 얼마나 빨리, 어느 지점까지 퍼질지 예측한다.

KOOS는 향후 72시간 예측치가 담긴 분석자료를 하루에 두 번 생산한다. 다만 기름유출, 인명수색구조 등 사고가 발생할 때에는 유관기관 협조를 통해 긴급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김웅서 해양연 선임연구본부장은 “안전한 해양활동을 위해서는 다양한 해양정보를 꾸준히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주변 나라들과도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ymkim@donga.com   
여수=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해양예측 시스템#쿠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