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챙기기에 여념 없는 주부들은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쁘다. 이렇다 보니 섬섬옥수(纖纖玉手)의 의미가 무색하게 결혼 전 고왔던 손은 점점 거칠어진다. 결국 다양한 위험요소에 노출되어 습진이나 아토피 피부염, 지루성피부염, 건선, 모공각화증 등 피부질환에 걸리기 일쑤다. 관리가 쉬울 것 같지만 의외로 관리가 허술하기 쉬운 부분이 ‘손’이 아닐까 싶다.
습진은 ‘주부의 직업병’이라고도 불리며, 전체 피부질환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피부염이다. 이러한 습진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염증반응이 나타난다. 습진은 대개 가려움증을 동반하며, 크게 급성 습진과 만성 습진으로 나눌 수 있다. 초기엔 주로 가려움증과 함께 물집, 구진, 홍반, 부기 등이 관찰된다.
습진 만성기에는 부기, 물집은 줄어드는 대신 피부 주름이 두드러지거나 피부가 두꺼워지는 태선화, 비늘, 색소침착 등을 보인다. 급성기에는 수포성 구진, 홍반, 부종 등이 나타나고 증상이 심한 경우 진물이 흐르는 삼출상태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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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진의 종류는 다양하다. 아토피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 햇빛이나 자외선 등 광선에 의한 이학적(理學的) 원인에 따른 습진, 자극물의 직접적인 작용에 의해 생기는 습진성 병변인 1차성 자극성 피부염, 주부습진이 있다. 이 외에도 습진 중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종류인 접촉습진, 세균성 습진, 종아리에 빈번하게 나타나는 화폐상 습진, 건성습진 등이 있다.
습진을 비롯한 각종 피부질환의 근본 원인은 피부에서 원활한 호흡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피부의 털구멍으로 기름쓰레기를 배출하고 땀구멍으로는 물쓰레기를 내보내게 된다. 기름쓰레기든 물쓰레기든 몸 밖으로 빨리 빠져나가야 피부도 건강한데, 빠져나갈 문이 비좁아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피부 밑에 쌓이면 열이 나고 열독이 올라 가려움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피부는 폐의 명령에 따라 털구멍과 땀구멍을 연다. 인체 호흡의 95%는 폐가 나머지 5%는 털구멍과 땀구멍을 통해서 피부가 하게 된다. 그리하여 폐 기능을 강화시키면 피부호흡도 동반상승해 기혈 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습진 등의 각종 피부질환이 해소된다.
습진을 비롯하여 과식, 과음 등으로 인해 피부질환이 발생했다고 스테로이드제를 과하게 먹거나 바르면 오히려 땀구멍과 털구멍을 막아 독소가 체내에 축척되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피부질환이 악화된다. 그러므로 폐 기능 강화를 통해 근본적으로 치료해야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스테로이드를 남용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그 부작용이 심각하다.
따라서 습진의 치료를 위해서 폐 기능 활성화 요법과 함께 땀을 흘릴 정도로 등산이나 수영,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운동을 해서 지속적으로 노폐물이 빠져나오도록 자꾸 유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여의치 않을 경우 불가마 사우나나 찜질방에서라도 땀을 흘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습진 치료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손에 최대한 물을 묻히지 않게 하는 것이다. 설거지를 할 때 고무장갑 속에 면장갑을 껴 물로부터 손을 보호해 습진이 악화되는 것을 막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주부들은 보통 집안일을 하면서 물을 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초기습진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만약 물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손을 씻은 다음 보습제나 핸드크림을 손에서 팔꿈치까지 바르고 조금만 더 신경을 써 마사지를 해준다면 섬섬옥수 같은 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 : 편강한의원 산본점 한인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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