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우리 Eye 1.0 지키기]고교생 굴절이상 75% 대한민국 시력,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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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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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시력교정대상자 49.3%… 도시일수록 근시 유병률 높아
만 4세에 받는 조기 안과검진, 평생 시력장애 예방에 도움


《눈이 나쁜 어린이와 청소년이 최근 10여 년간 급속히 늘고 있다. 청소년기의 시력 악화는 특히 집중력 부족 등으로 이어지면서 학습부진과 자신감 결여라는 악영향을 낳기도 한다. 본보는 ‘우리 Eye 1.0 지키기’ 캠페인을 통해 한국인의 시력 악화 실태를 긴급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시력 악화를 불러오는 사회적 환경과 생활습관의 문제를 짚어본다.》
우리 아이들의 눈 건강이 위험수위다. 고교생의 굴절이상이 75%를 넘어, 세계 최악이라는 싱가포르를 앞지를 태세다. 컴퓨터와 휴대전화 게임의 사용, TV 시청시간의 증가, 교육열로 인한 경쟁적인 조기교육이 주범으로 꼽히지만 무엇보다 청소년과 부모의 무관심, 그리고 사회 제도적 뒷받침이 크게 부족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시력교정 학생 매년 증가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올해 5월 공개한 서울지역 초중고교생 41만2954명의 눈 건강 실태는 충격적이다. 초등학생의 시력교정 대상자 비율은 49.3%(안경 착용자 28%)로 절반 가까이가 눈 건강이 악화되어 있었다.

특히 중고교로 갈수록 눈 건강은 심각해진다. 중학생의 74.1%가 시력교정 대상이었다. 나안시력이 0.6 이하이면 시력교정 대상에 포함된다. 고교생의 시력교정 대상자는 75.9%로 또다시 증가했다. 이들이 결혼을 하게 될 10여 년 후에는 부모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안경을 쓰게 되는 셈이다.

근시 유병률은 지역, 교육기간, 성별, 생활습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도시지역에 거주할 경우, 또 교육기간이 길수록 근시 유병률이 높다. 또 남성보다 실내생활을 상대적으로 많이 하는 여성이 근시가 빨리 진행하고 일찍 끝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력 후진국 실태

청소년을 포함한 국민의 눈 건강 문제는 이제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87년 모자보건법에 ‘시력검진 시행령’을 만들어 보건소에서 매년 시력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08년 루이지애나 주에서 최초로 취학 전 아동에게 집단검진을 실시하도록 법으로 제정한 이후 1986년부터 주에 거주하는 모든 아동이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매년 시력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도 모자보건법에서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시력검사를 하도록 법으로 정해 놓고 있지만 1990년대까지도 일선 보건기관에서 아동들을 대상으로 보건교육이나 시력검진을 못하는 실정이었다.

○시력에 문제 되는 생활습관

청소년들이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장시간 이용하는 것은 눈 건강을 직접 위협하는 요인이다. 3D TV와 3D 영화를 흔히 접할 수 있고, 인터넷 강의가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의 눈 건강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습량이 늘면서 눈의 근거리 활동이 증가한 것도 큰 요인이다. 또한 청소년들이 야외 활동보다 실내활동을 주로 하는 것도 근시 유병률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유전적으로도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은 축성 근시(안구가 성장할 때 정상 안구보다 길어 상이 망막 앞에 맺히는 현상)가 다른 인종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도근시 부모를 둔 어린이의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를 둔 어린이보다 4배 정도 근시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눈 건강’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대한안과학회는 11월 11일 제41회 ‘눈의 날’을 맞아 어린이 약시 및 저시력 예방을 위한 조기검진 장려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대한안과학회 한승한 기획이사(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만 4세에 받는 조기 안과검진만으로도 평생 시력장애를 예방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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