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의약]수면중추에만 작용하는 세계 첫 기면증 치료제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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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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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의 프로비질은 국내 시장에 출시된 유일한 기면증 치료제다. 기면증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갑작스럽게 잠에 빠져드는 것이 특징인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낮에 의지와 상관없이 심하게 졸리는 상태가 반복되는 과도한 주간 수면 △갑자기 근육 긴장이 소실돼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수초, 수분 간의 머리나 신체 마비를 경험하는 탈력 발작 △잠이 들거나 깨어 있는 동안에 일시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는 수면 마비 △깨어 있는 상태에서 꿈같은 영상을 보게 되는 입면 환각 등 4가지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졸리는 현상을 춘곤증 등 계절적 특징으로 여기고 지나친다. 하지만 기면증을 단순 졸림 현상으로 방치하면 운전을 하거나 기계를 조작하는 도중에 졸음이 발생해 환자와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면증의 증상 자체보다 졸음으로 발생하는 2차적 사고로 인한 피해가 더 큰 것이다.

기면증은 학습 능률과 업무 효율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청소년 시절에는 학습 능률이 떨어져 성적이 나빠지거나, 교우 관계에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다. 성인 역시 원활한 사회생활을 하기 어렵다. 연구 결과 기면증 환자가 겪는 고통은 파킨슨병, 간질 환자와 유사한 수준으로 보고됐다.

국내에서 기면증 환자는 총 2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실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10%인 2000여 명에 불과하다. 기면증은 다른 질환에 비해 증상이 확연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는 이들이 많다. 낮에 심하게 졸리다면 단순히 피곤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수면·각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수면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진단은 야간에 실시하는 다원수면검사와 주간에 실시하는 입면잠복기검사가 쓰인다.

기면증은 약물 요법을 통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다. 국내에서 기면증 치료제로 출시된 것은 프로비질 뿐이다. 유사 약물로 메틸페니데이트 등이 발매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약물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있고, 기면증이 아닌 수면발작을 적응증으로 하고 있다. 작용 시간도 3∼4시간에 불과해 야루에 여러 번 먹어야 하고, 야간의 불면증, 심혈관계 부작용 등의 문제점도 있다.

프로비질은 수면에 관련된 중추에만 작용하는 세계 최초의 기면증 치료제로, 메틸페니데이트와 같은 각성제와 달리 의존성이 없고 사용을 중단해도 금단증상 위험성이 적은 안전한 약물이다. 12시간의 작용 시간으로 하루 한번 복용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낮 시간의 과다수면만 깨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밤에는 충분히 잘 수 있다.

연구 결과 프로비질을 복용한 환자는 업무나 학업능력 저하에 따른 스트레스, 우울감이 감소하고, 집중력과 자신감도 좋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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