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떼죽음과 음파 관련성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8일 12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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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들이 뭍에 올라 떼죽음을 당하는 현상이 해군의 음파 훈련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졌었지만 고래가 음파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고래가 견딜 수 있는 음파의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가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7일 보도했다.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WHOI)의 피터 타이어크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깊은 바다에 사는 부리고래의 몸에 전자 태그를 부착해 이 고래가 소나(음파탐지기)에 반응하는 방식을 추적한 결과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고 미국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러스원에 발표했다.

고래를 음파탐지기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가장 필요한 지식은 위험한 노출한계가 어느 정도인지를 아는 것이었는데 지금까지 이런 지식은 고사하고 부리고래가 소나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조차 알려진 것이 없었다.

연구진은 부리고래가 소나에 반응하는 행동을 조사하기 위해 두 종류의 방법을 사용했다. 하나는 고래가 여러 날에 걸친 해군의 전술용 중간대 주파 훈련에 어떻게반응하는지를 수시로 관찰하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범고래 소리와 주파수대가 제한된 소음의 재생음을 들려 줘 소나와 대조하는 실험이었다.

연구진은 연구 대상 고래에게 들려주는 소나의 수준을 서서히 높여가다 고래가 반응을 보이면 바로 중단하는 실험을 한 결과 깊은 수심에서 먹이를 찾을 때 이런 음향에 노출되면 먹이 찾기를 중단하고 음파 발원지로부터 먼 곳을 향해 느린 속도로 수면을 향해 부상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부리고래들은 자신만의 생체음파(바이오소나)를 이용해 먹이를 찾는데 외부 음파가 들리면 자신의 음파 발신을 중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고래의 음향을 탐지할 수 있는 장치가 바다 밑바닥에 깔린 1500㎢의해군 훈련 지역에서 실험을 실시했는데 훈련 도중에는 고래들이 음파발신기에서 평균 16㎞ 거리를 두고 발견됐으나 훈련이 끝나자 2~3일 만에 음파영향권 중심부를 서서히 채워나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모든 결과를 종합해 보면 규제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도 고래들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현행 음파 규제 한계는 160dB(데시벨)이지만 고래들은 140dB에서도 혼란스러운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적절한 모니터링과 관리를 통해 고래가 길을 잃고 좌초하는 일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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