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형 癌 이렇게 넘는다]50세 이상 남성, 매년 PSA검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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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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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A,가장 확실한 종양지표,“조기검진 국가사업에 포함을”
발기신경 보존 로봇수술 각광, 방사선-호르몬요법 병행 효과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아키히토 일왕,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미국의 존 케리 전 대선후보…. 이들의 공통점은 전립샘암으로 사망했거나 수술을 받고 투병 중이라는 점이다. 전립샘암은 세계를 움직이는 유명인도 자주 걸릴 정도로 남성에겐 흔한 암이다. 50대 이후 중년 남성에게 주로 발병해 ‘아버지의 암’으로 일컬어진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다빈치 로봇수술팀이 전립샘암 환자에게 원격 로봇을 이용해 암 제거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림대 의료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다빈치 로봇수술팀이 전립샘암 환자에게 원격 로봇을 이용해 암 제거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림대 의료원
전립샘은 20g 정도의 밤톨만 한 크기로 방광 바로 아래, 직장 앞에 붙어 있다. 정액의 30%를 생산하는 생식기관으로 주로 정자를 보호하며 요로감염을 막아준다. 전립샘에 생기는 암은 서구식 식생활과 운동 부족이 몰고 온 현대병 가운데 하나다.

전립샘암은 최근 우리나라 남성 암 중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5년부터 남성 5대 암에 포함됐다. 현재 우리나라 55세 이상 남성 100명 중 3.4명꼴로 전립샘암에 걸린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일본 중국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 초기엔 증상 거의 없어 조기발견 필수

전립샘암은 일찍 발견하면 10년 이상 생존율이 80% 이상인 ‘착한 암’이다. 그러나 전립샘암 진단 환자 중 50%가 배뇨장애 등 이상증세를 느끼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다.

전립샘암은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다. 소변이 가늘어지고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암이 어느 정도 커져 요도를 압박하거나 주변 조직을 침범했을 가능성이 크다.

소변과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올 수도 있다. 전립샘암은 뼈에 전이가 잘되므로 뼈에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척추 뼈에 전이돼 척수 신경을 누르면 하반신이 마비되는 경우도 있다.

○ PSA 4ng/mL 이상이면 암 의심을

전립샘암은 다른 암과 달리 간단하고 가장 확실한 종양 지표인 혈액검사(전립샘 특이항원·PSA)로 발견할 수 있다.

PSA 수치가 4ng/mL 이상이면 암을 의심한다. 50세 이상 남성이면 매년 PSA를 받는 것이 좋다. 수치가 높으면 비뇨기과 의사가 집게손가락을 항문에 넣어 전립샘을 만져보는 직장수지검사도 받을 수 있다. 전립샘에 딱딱하게 결절이 만져지고 경직장초음파검사에서 전립샘암이 의심되면 전립샘 조직검사로 확진한다.

미국과 영국은 1990년대 이후 PSA의 대중적 보급으로 전립샘암 사망률이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반에 PSA가 도입되었지만 아직도 검사 시행률이 낮아 전립샘암 사망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영구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미국에 비해 20%포인트 낮은 전립샘암의 5년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선 국가암조기검진사업에 PSA를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00년 이후 복강경수술이 대세

전립샘 내에 국한된 조기 암(1, 2기)의 경우 근본적인 치료로 전립샘 전체를 절제한다. 방사선치료도 해 볼 수 있으나 수술에 비해 치료효과는 떨어진다.

예전엔 절제술을 하기 위해 개복수술을 주로 했으나 2000년부터 복부에 서너 개의 구멍을 뚫고 수술도구를 집어넣어 절제하는 복강경수술을 시작했다. 약 5년 전부터 다빈치 로봇으로 전립샘암 수술을 시작해 아시아에서는 일본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교수는 1990년대에 발기 신경을 보존하는 전립샘암 개복수술을 국내에서 시술했다. 2007년부터는 전립샘암에 다빈치 로봇 수술을 실시해 지금까지 약 150건에 달한다. 협소한 공간에 많은 신경과 혈관이 밀집해 정교한 손놀림이 필요한 전립샘암 수술에선 다빈치 로봇수술이 효과적이다. 다빈치 로봇수술은 10배 이상 확대한 3차원의 입체영상을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정밀하게 암조직을 제거할 수 있다. 수술 중 출혈이 적고 수술 후에도 흉터가 거의 남지 않으며 회복이 빠르다.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같은 합병증도 적다.

3기 이상 전립샘암의 경우 수술 뒤엔 방사선치료와 남성호르몬 차단요법을 병행한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암센터 등 유명 병원에선 환자의 호흡에 따른 움직임까지 계산한 뒤 적정 방사선량을 쬐어 치료하는 시스템(호흡 연동 영상 유도 방사선치료기)을 갖추고 있다.

전립샘암 예방을 위해 식물류의 건강식을 다양하게 섭취하도록 한다. 빨간 육질의 고기는 지방 함량이 높으므로 섭취량을 줄이고 채소나 과일은 일주일에 다섯 번 이상 섭취하도록 한다. 토마토 자몽 수박 등도 전립샘암 예방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전립샘암을 주의해야 할 남성::

○ 전립샘암의 가족력이 있는 40세 이상
○ 동물성 지방 섭취가 많고 운동을 게을리하는 40세 이상
○ 비만
○ 검진에서 전립샘 특이항원(PSA)이 mL당 3ng 이상
○ 검진에서 PSA 수치가 매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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