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윤희의 루푸스-면역체계가 이상 일으켜 자기몸 공격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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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영향 크고 여성환자 많아, 발병원인 아직 모르는 난치병

■ ‘행복전도사’ 故최윤희 씨가 앓았던 루푸스란…

최근 ‘행복전도사’ 최윤희 씨가 희귀병인 루푸스로 고통을 받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루푸스가 어떤 병이기에 극복하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한 것일까.

루푸스는 일종의 류머티즘으로 볼 수 있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관절 통증이나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면역 체계에 이상을 일으켜 결국에는 신체 여러 기관이 손상된다. 루푸스는 인구 10만 명에 20명의 비율로 발생한다. 가임기(15∼45세) 여성이 남성보다 10배 정도 많이 발병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우선 가족력 등 유전적인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여성에게 많이 발견되므로 여성호르몬이 어떤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여성호르몬을 복용하면 증상이 악화된다. 자외선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환자의 40%가 햇빛에 유난히 민감하고 햇빛을 오래 쐬면 통증이 심해진다. 바이러스 감염, 극심한 과로와 스트레스, 고혈압이나 특정한 심장질환, 발작증이나 심한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에 대한 약물 복용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루푸스를 조기 진단하기 어려운 이유는 환자마다 증상과 정도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병이 중기에 들어서도 감기 정도의 가벼운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 질환이 완전히 진행된 뒤에야 진단을 받는다.

초기에는 열이 나고 식욕이 감퇴하면서 체중이 감소한다. 전신쇠약, 극심한 피로감, 빈혈 등이 나타난다. 평소에 아프지 않던 관절이나 근육에 잦은 통증이 온다. 겨드랑 밑이나 목, 사타구니 등의 림프샘이 눈에 띄게 커진다. 메스껍고 구토가 나며 살짝 부딪쳐도 쉽게 멍이 들고 머리카락이 유난히 많이 빠지기도 한다. 얼굴이 잘 붓거나 코를 중심으로 양 뺨에 걸쳐 붉은 반점이나 발진이 나타난다. 햇빛이나 자외선에 노출된 후에는 발진이 더욱 심해진다. 최 씨와 같이 폐, 늑막, 심장에 염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 심한 가슴 통증이 동반된다. 신장 이상도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심하면 우울증이나 정신 이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루푸스는 정확한 발병 원인을 모르는 만큼 치료가 힘들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질환처럼 약을 먹으며 증상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심승철 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루푸스 환자는 치료제를 복용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외출 시 가급적 햇빛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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