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노바이러스로 눈병에 걸린 한 남성이 심한 통증 때문에 눈을 비비고 있다. 대개1, 2주 안에 좋아지지만 심하면 눈의 혼탁 증상이 올 수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주부 박경희 씨(39)는 최근 고열과 눈병 때문에 고생이다. 아이가 42도의 고열을 겪은 뒤 집안 식구들이 모두 같은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박 씨는 “동네 병원에서 감기 증세와 눈병이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겼다고 들었다”면서 “아이들은 배가 아프다고 했고 토하기도 해 처음엔 장염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최근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각결막염이 초중학교와 단체 생활을 하는 곳에 퍼져 안과병원마다 환자들이 붐비고 있다.
본보 취재팀이 서울지역 대표 안과병원인 김안과병원, 새빛안과병원, 한길안과병원 등 3곳을 조사한 결과 8, 9월에 발생한 환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5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안과병원에선 지난해 9월엔 549명이었지만 올해엔 1506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새빛안과병원의 경우 지난해 9월엔 55명이었지만 올해엔 745명으로 13.5배, 한길안과병원은 320명에서 올해엔 558명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급증세는 지난해엔 신종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손 씻기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했지만 올해에는 줄어든 탓이다. 또 추석 때 예년보다 기온이 높았고 연휴기간도 길어 가족 간의 접촉이 많아지면서 빠르게 확산된 것도 원인이다.
올해 눈병은 예전보다 심한 통증과 충혈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개 1, 2주 내에 좋아지지만 눈의 혼탁 증상이 몇 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최진석 새빛안과병원 진료과장은 “눈병 치료 이후에도 오랜 기간 눈이 침침하다면 증상이 좋아질 때까지 주 1회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데노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질환이므로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한다”면서 “재채기 기침 또는 손을 통해 전염되므로 최대한 외출을 줄이고, 외출 뒤에는 양치질을 하고 손을 씻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몸에 수분이 충분하도록 물을 많이 마시고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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