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휴일 곳곳서 '물난리'로 몸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5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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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강원과 전북 등 전국 곳곳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전국에서 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주택침수와 교량붕괴, 정전사태 등이 잇따랐다.

특히 200㎜ 가까운 기록적인 비가 내린 전북과 강원 지역은 농경지 침수와 하천 붕괴, 산사태로 말미암은 도로 통제 등의 사고가 속출해 한바탕 '폭우와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비가 그친 전북과 충남, 경북 등지에서는 15일 오전부터 본격적으로 복구 작업이 펼쳐지고 있지만 수시로 내리는 국지성 소나기 때문에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강원 "폭우로 인명사고 속출…정전사태"=14~15일 이틀간 강원 영서북부 지방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원도 내에서는 15일 오후 현재 1명이 실종되고 9명이 부상했다.

15일 오전 1시20분 경 인제군 인제읍 가아리 모 팬션 인근 하천에서 굴착기를 몰고 교량을 건너던 팬션 업주 황모(52)씨가 강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 이날 오전 홍천군 서면 모곡리 밤벌유원지와 춘천시 신북읍 발산리 일명 '삼화골' 등에서 수십여 명의 야영객이 급격히 불어난 강물에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오전 6시5분 경에는 원주시 학성동 인근 강변도로에서 25인승 버스(운전자 유모씨·45·원주시)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3m 아래 원주천 둔치로 추락해 김모(78)씨 등 오이 출하작업을 하러 가던 60~70대 인부 9명이 다쳤다.

주택 침수와 정전사태, 차량통제도 잇따랐다.

이날 200㎜ 가량의 폭우가 내린 철원지역에는 가옥 10여 채가 침수됐고 춘천시 남산면 북한강변 강촌리와 백양리 일대 도로는 의암댐 수문 방류로 침수돼 한때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또 오전 0시40분 경에는 강원 철원군 대마리~경기 연천군 신탄리를 잇는 3번 국도변 절개지가 무너지면서 토사 300t 가량이 쏟아져 이 구간의 차량 통행이 한때 통제됐다.

또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선을 덮치면서 이날 오전 0시42분께 철원군 갈말읍 문혜리 일대 356 가구와 철원군 일대 540여 가구 등 900여 가구에서 40분~4시간여가량 정전사태가 빚어졌다.

● 충북 "주택 13채 침수, 파손…인명피해는 없어"=충북지역에서는 14¤15일 내린 국지성 호우로 도내 주택 11채가 파손되거나 침수돼 이재민 7명이 발생했다.

청원군 남이면과 음성군 생극면의 주택 2채가 낙뢰 피해를 보았고 청주시내 상가 3곳과 청주시 흥덕구 가로수길 등 도로 13곳이 한때 물에 잠기기도 했다.

이와 함께 청원군 현도면 하석리 등 도내 지방도 3곳에서 크고 작은 낙석 사고가 발생했고 충주시 주덕읍 대곡리 비산천 둑 30m가 유실됐다.

도 관계자는 "추가피해에 대비해서 비상근무와 순찰근무를 하고 있으며 피해상황이 접수되면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조속히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 전북 "1명 사망.주택 170여 채 침수"=전북에서는 13-14일 내린 국지성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주택과 상가 등 170여 채가 파손 또는 침수됐다.

이틀째 내린 폭우로 완주지역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목숨을 잃었다.

14일 오전 4시 경 완주군 비봉면 이전리 최모씨 집 뒤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최 씨의 아내 유모(45)씨가 숨졌다. 최 씨는 출장 중이어서 화를 면했다.

소나기성 폭우로 군산시 영화동과 부안군 진서면, 임실군 삼계.신덕면 일대 주택 80여 채가 한때 물에 잠겼고 완주군 소양면과 동상면 농경지 30㏊가 유실됐다.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은 익산 여산면과 왕궁면 일대였다.

이날 새벽 여산면 여산천의 범람으로 여산 재래시장내의 농약사와 방앗간, 전파사 등 70여 점포가 가슴 높이까지 물에 잠기는 바람에 쌓아둔 물품 대부분이 폐기됐다. 이곳에서 2~3㎞에 있던 제남리와 원수리의 주택 20여 채도 침수됐다.

또 왕궁면 궁평마을로 들어가는 궁평교가 거센 물살로 붕괴됐고, 이 일대에 있던 승용차 한 대가 불어난 강물에 떠내려가기도 했다. 더불어 왕궁면 양곡제의 둑이 일부 붕괴돼 인근 농경지 1.6㏊도 물에 잠겼다.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와의 전설이 깃든 미륵산 사자사 앞 마당과 계단이 사흘째내린 폭우로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

● 충남 "주택 28채, 하우스 140㏊ 침수"=대전, 충남 지역에도 13~14일 폭우가 쏟아져 주택 28채가 침수되고 비닐하우스 140㏊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예산군에서는 시간당 최고 103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 14채가 침수되고 열무·쪽파 재배 비닐하우스 140ha와 농경지 10㏊ 등 모두 150㏊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서천군에서는 주택 4채와 농경지 50㏊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고, 서산시와 태안군에서도 각각 다가구주택을 포함한 주택 9채와 단독주택 1채가 침수되기도 했다.

이번 폭우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면서 지역에선 낙뢰로 추정되는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랐다.

13일 오전 3시5분 경 당진군 합덕읍 합덕리 김모(60)씨의 주택에서 불이 나 내부50㎡와 가재도구를 태워 140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50여 분 만에 진화됐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경 대전시 서구 용문동의 한 연립주택 지하 1층 보일러에 낙뢰로 인한 불이 났으며, 오전 0시12분 경는 서산시 동문동 조모(58)씨의 주택 배전반이 낙뢰로 불에 타면서 33만원의 피해를 내고 5분 만에 꺼졌다.

● 경북 "안동, 산사태, 주택 침수피해"=경북 안동에서는 13일 밤과 14일 새벽 시간당 79㎜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려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비 피해가 잇따랐다.

13일 밤 12시 경 안동시 일직면 강연리 5번 국도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 300㎡가 왕복 4차로 중 상행선 2차로에 쏟아졌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한때 차량통행이 통제되는 바람에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이보다 앞선 13일 오후 9시30분 경 안동시 옥야동 용호중학교, 남문동 중앙신시장 부근 가옥들의 마당에 일시적으로 물이 차올라 주민들이 물난리를 겪었고, 밤 10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법흥동 법흥고가도로 주변 도로가 침수됐었다.

또 이날 밤 풍산읍 논공단지의 화장지 제조공장에 낙뢰로 추정되는 불이 나 1억900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3시간 만에 진화됐다.

비슷한 시각 중앙고속도로 남안동인터체인지가 침수돼 14일 아침 6시까지 차량통행이 중단됐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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