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영화 본뒤 속 울렁-어지럼증 ‘3D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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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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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시력-굴절률 다를때 나타나”

영화 ‘아바타’가 연일 흥행 신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는 가운데 ‘3차원(3D) 입체영상 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모 씨(34·서울 강서구)는 최근 아바타를 관람한 뒤 운전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다 차를 세워야만 했다. 갑자기 어지럼증이 심해지면서 속이 울렁울렁하더니 먹은 것을 모두 토했다. 이런 현상은 눈의 좌우 시력이 다르거나 한쪽은 원시, 한쪽은 근시 등 두 눈의 굴절률이 다른 ‘부동시’일 때 나타난다. 두 눈의 시선이 동일한 곳을 응시하지 못하는 ‘사시’일 때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3D 영상의 원리는 두 개의 카메라로 찍은 서로 다른 영상을 각각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보여주는 것이다. 두 개로 겹쳐 있는 화면이 편광안경을 통해 양쪽 눈으로 나눠 입력되고, 뇌는 이를 3D로 인식한다. 하지만 사시나 부동시일 때는 양쪽의 눈을 통해 들어온 각각의 정보를 통합할 때 오류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원근감이 떨어지고 눈의 피로가 빨리 온다. 화면이 뿌옇게 보이며 눈이 아파 제대로 영화를 보기 힘들 수도 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어지럼과 두통이 이어진다.

평소 별 다른 증상이 없었더라도 3D 영화를 볼 때 입체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눈이 불편하면 사시나 부동시를 의심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면 ‘입체시’ 검사를 통해 눈의 이상을 진단할 수 있다.

이동호 빛사랑안과 원장은 “편광안경을 쓰고 영화를 볼 때 화면이 잘 보이지 않거나 심한 어지럼을 느낀다면 눈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사시나 부동시는 조기에 치료하면 효과가 좋으므로 어린아이를 둔 부모는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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