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마니아인 양 모씨(남/ 36세)는 한달 전, 금요일 근무를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주말스키를 즐기러 스키장으로 향했다. 흥에 겨워 무리해서 속도를 내고 있던 중, 다른 사람과 충돌하려는 것을 피하려고 방향을 급하게 틀게 되었다. 무릎이 심하게 꺾이는 동시에 ‘뚜두둑’ 하는 소리가 나면서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즉시 숙소로 들어와 휴식을 취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릎에 부기가 올라오고 통증이 극심해졌다. 주말이 지나 찜질만으로는 통증을 견딜 수 없게 된 양씨. 회사에 연차를 내고 병원을 내원하여 검사를 받아본 결과, 전방십자인대 파열 판정을 받았다.
방치하고 계속 보행 시 추후 퇴행성 관절염을 야기할 수도 전방십자인대는 무릎 속에서 종아리뼈가 앞으로 밀려나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구조물로써, 무릎의 안정성을 유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이다. 주로 스키, 축구, 농구 등의 운동을 즐기다 많이 다치는데 점프 후 착지할 경우, 빠르게 달리다가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바꿀 경우, 상대편 선수와 부딪쳤을 경우, 무릎이 안쪽으로 비틀렸을 경우 손상되기 쉽다.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X-ray 검사 상으로는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무릎 부상 시에는 관절 전문 병원에서 정확한 검진을 해 보는 것이 좋다. 무릎이 붓고 멍이 들었다가 2~3일 지난 후 가라앉을 수도 있어 단순타박상으로 오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면 관절 속에 출혈이 발생해 손상부위가 붓고 관절이 불안정해 통증이 생긴다. 불안정하고 불쾌한 느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없이 계속 보행한다면, 무릎관절 사이에 존재하는 반월상 연골을 손상시켜 퇴행성관절염을 야기할 수 있다.
관절내시경으로 절개 없이 간단한 치료가 가능 부상 초기에는 냉찜질, 부목 고정 등의 응급처치를 하면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 전방십자인대가 약간 다친 정도라면 깁스나 무릎 보조기 등으로 다친 부위를 고정하고 약물과 물리 치료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완전히 파열된 전방십자인대는 저절로 붙지 않으므로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 또는 재건수술이 필요하다. 관절내시경 시술은 절개할 필요 없이 2~3mm의 구멍을 2~3개 뚫어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나 감염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입원 기간은 일주일 정도로 길지 않고, 보조기 착용 후 보행도 가능하다. 수술 2주 후 정도에 실밥을 뽑고 4~6주 후에는 보조기를 풀 수 있다. 하지만 반월상 연골이 함께 손상되는 등 다친 정도가 심할수록 입원기간은 길어질 수 있다. 수술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재활 치료와 운동이다. 회복 속도에 따라 병원에서 지시하는 유산소운동이나 대퇴부 근육강화 훈련,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주는 것이 좋다. 수술 3개월 후에는 수영이나 조깅 등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지만, 스키나 보드는 인대가 완전히 아물고 다리의 근력이 회복되는 1년 후로 미루는 것이 안전하다.
10분 이상 스트레칭을 충분히 실행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어 추운 날씨에서는 관절 및 주변 근육와 인대가 평소보다 경직되기 마련이다. 이런 상태에서 갑자기 넘어지게 되면 부상을 입기 더 쉽다. 1년간 쓰지 않던 근육과 관절을 이용하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기 전, 10분 이상 각 관절을 이완시켜 주는 스트레칭을 실시하여 해당 부위의 경직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스키를 타는 것을 멈추도록 한다. 스키를 탈 때는 무릎을 굽힌 상태를 유지하고, 넘어질 때 억지로 무릎을 펴지 않는다. 착지할 곳과 방법을 알지 못하면 점프하지 말고, 착지할 때는 무릎을 굽힌 상태로 양쪽 스키를 모두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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