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주방서 토스트 구워 거실로 가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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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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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가사도우미 로봇 공개천장 표지로 자신 위치 파악3차원 카메라로 목표물 인식문턱 넘어 시속 1.5km 보행


“주인님, 뭘 먹고 싶으세요?”, “토스트를 가져와.”

명령을 받은 로봇은 곧 따끈따끈한 토스트와 음료를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두 발로 걸으면서 집에서 간단한 가사를 도울 수 있는 인간형 로봇이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앞으로 가사를 돕는 것은 물론 환자나 노인을 돕는 인간형 로봇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지로봇센터는 15일 가사를 돕는 인간형 로봇 ‘마루-Z’를 공개하고 두 대의 로봇이 사람의 명령을 받아 가사를 돕는 모습을 시연했다.

기존 인간형 로봇이 걷고 달리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등의 활동 위주였다면 마루-Z는 사람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됐다. 천장에 붙은 전자표지를 이용해 실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며, 두 눈에 달린 3차원 카메라로 목표물을 정확히 인식해 가까이 다가가거나 필요한 동작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선보인 차 심부름 로봇 등 기존 가사로봇은 바퀴로 움직였지만 마루-Z는 최대 시속 1.5km로 걸을 수 있어 문턱이나 낮은 장애물을 넘을 수 있다. 또 서버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 다른 로봇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는 것도 새로 들어간 기술이다.

연구진은 시연회에서 두 발로 걷는 마루-Z와 바퀴 달린 다른 인간형 로봇 ‘마루-M’이 함께 토스트를 구워 집주인에게 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거실에 앉아 있는 사람이 “토스트”라고 명령하자 마루-M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주인인지 파악한 뒤 주방에 있는 마루-Z에게 무선으로 명령을 전달했다. 마루-Z는 전자 지도와 카메라 등을 이용해 목표물에 다가간 뒤 손가락으로 전자레인지 스위치를 누르거나 다 구운 토스트를 집어 사람에게 갖고 왔다.

또 연구진은 이날 특수 옷을 입은 사람이 몸동작만으로 멀리 있는 인간형 로봇의 행동을 조종할 수 있는 실시간 원격제어 기술도 공개했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통해 인간형 로봇이 ‘아바타’ 등 SF영화에 나오는 로봇처럼 사람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며 위험하거나 힘든 일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범재 인지로봇센터장은 “마루-Z는 서비스로봇에 꼭 필요한, 고속으로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실시간 원격제어 기술도 위험 지역에 인간형 로봇을 보내 사람 대신 작업하게 하는 데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IST는 앞으로 설거지, 심부름, 요리보조, 정리정돈을 비롯해 청소 등의 가사노동을 돕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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