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아침에 핑~도는 어지럼증… 혹시 귓속 돌 때문?

  • 입력 2009년 9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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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증 생기면 평형기능 장애로 어지러워
이비인후과 진료 받아야… 재발률 높아 평소 조심을

30대 초반의 회사원 김지영 씨(가명·여)는 어느 날 아침에 머리가 핑 도는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혹시 빈혈이 아닐까 하는 염려가 들었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째 증상이 지속되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자 ‘혹시 뇌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돼서 병원을 찾았다. 김 씨는 어지럼증의 원인이 귀에 의한 것이며 병명은 이석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실제 김 씨처럼 어지럼증을 빈혈 또는 뇌의 문제로만 생각하고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어지럼증은 머리가 아닌 내이(內耳)의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80% 가까이 된다. 9월 9일 ‘귀의 날’을 맞아 귀로 인한 어지럼증에 대해 알아본다.

○ 어지럼증 원인을 빈혈로 오해

귀 진료 전문 소리케어 이비인후과 네트워크가 전국 23개 네트워크 병원을 내원한 환자 12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빈혈(53.3%)을 어지럼증의 가장 많은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귀 질환을 원인으로 꼽았으며(17.8%), 두통(13.6%), 뇌혈관 계통 질환(12%)이 뒤를 이었다.

실제 귀질환이 어지럼증의 가장 큰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이 80%를 넘는 것. 빈혈로 인해 어지럼증이 생기려면 헤모글로빈 수치가 7 이하(정상은 12)로 상당히 낮아야 된다. 수치가 7 이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전신에 심한 피로감이 동반된다.

귀로 인해 발생하는 어지럼증 중 가장 많은 것은 귓속의 돌(이석)이 떨어져 생기는 경우이다. 귓속의 ‘세반고리관’과 ‘전정’은 우리 몸의 균형을 담당하고 있다. 전정 내부에는 조그마한 돌가루(이석)가 쌓인 층이 있다. 이 곳의 돌가루가 떨어져 나와 귀를 돌아다니면 평형기능이 장애가 생겨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 이석증은 재발률 높아

이석증이 있으면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움직이지 않으면 5분 이내에 어지럼증이 가라앉는다. 또 눕거나 일어날 때, 누워서 고개를 한쪽 방향으로 돌릴 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지럼증이 생기면 귀 검사가 가능한 이비인후과에서 정확한 검사 후 이석증이 원인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좋다. 이석증이 원인이라면 이석을 원래의 위치로 이동시키기 위해 머리의 위치를 돌리는 간단한 물리치료를 하면 된다. 이석증의 문제는 재발률이 높다는 것. 평균 1년 이내에 30%, 5년 이내에 50%의 환자가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벼운 어지럼증과 함께 △심한 두통이 있거나 △팔 다리에 마비가 생기거나 제대로 걷기가 힘들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얼굴 근육의 마비와 감각 이상이 있다면 뇌중풍(뇌졸중)을 의심해 봐야 한다.

○ 머리를 심장보다 낮게 놓는 것은 피해야

이석증으로 인해 어지럼증을 느끼는 환자는 일상생활 속에서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한쪽으로만 누워 자는 버릇이 있다면 이를 교정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머리를 심장보다 낮게 놓는 자세도 피한다. 가령 냉장고의 아래서랍을 열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등 서 있는 상태에서 머리를 숙이는 자세는 어지럼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

또 사소하게라도 머리를 부딪히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주부들이 싱크대 찬장 문에 머리를 부딪치는 것처럼 일상 속에서 가벼운 외상 역시 이석증을 일으킬 수 있다.

어지럼증이 있을 때 몸이 약해진 것으로 생각하고 영양제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병을 더 키울 수도 있다. 특히 고질적인 어지럼증에 시달릴 때 빈혈이라고 자가진단을 내리고 오랫동안 빈혈약만 복용하다가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평소 이석증 예방을 위한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이부자리나 침대 중앙에 누워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거나 모서리에 걸터앉은 상태에서 고개를 왼쪽으로 45도로 돌리고 몸은 오른쪽으로 빠르게 눕는다. 20∼30초 지난 후 다시 일어나서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눕는다(그림 참조). 아침저녁으로 하루 10차례씩 반복한다. 운동 후 어지럼증이 심해졌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

1.아침에 일어날 때 생기는 어지럼증

2.누웠다가 일어날 때 생기는 어지럼증

3.몸을 돌려 누울 때 생기는 어지럼증

4.고개를 들어 위를 볼 때 생기는 어지럼증

:이석증 이외의 질환으로 인한 어지럼증:

1.이명이나 청각 장애가 동반되는 어지럼증

2.사물이 두개로 보이거나 시각장애가 동반되는 어지럼증

3.보행장애, 팔다리 근육약화와 저림증이 동반되는 어지럼증

4.심한 두통이 동반되는 어지럼증

(도움말=전영명 소리케어 이비인후과 네트워크 대표원장, 박지현 세란병원 어지럼증 클리닉 과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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