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중지

  • 입력 2009년 8월 20일 03시 03분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19일 발사 45분 전 본체를 지지하던 기립대가 떨어져나가며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나로호는 7분 56초를 남기고 고압탱크 압력이 떨어지면서 발사가 중지됐다. 고흥=이훈구 기자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19일 발사 45분 전 본체를 지지하던 기립대가 떨어져나가며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나로호는 7분 56초를 남기고 고압탱크 압력이 떨어지면서 발사가 중지됐다. 고흥=이훈구 기자
“고압탱크 압력저하 원인,수일내 재발사 가능할 듯”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19일 카운트다운 도중 발사 중지됐다. 나로호는 이날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발사 7분 56초를 남겨 놓고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자동 중단됐다.

발사를 총괄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이주진 원장은 “나로호의 자동 발사 시퀀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로켓 엔진의 밸브를 조절하는 헬륨 고압탱크 압력이 정상치보다 떨어져 발사가 중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확한 원인은 더 분석해 봐야 알 수 있다”며 “한국과 러시아 양국 기술진으로 구성된 비행기술위원회가 정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은 발사 중지 원인을 쉽게 해결할 경우 바로 재발사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목 교과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러시아 기술진이 나로호를 수일 내 다시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면서도 “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한 뒤 신중하게 발사 일정을 다시 잡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켓전문가들은 나로호 발사가 장기간 연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로호에 다시 연료를 주입하는 데 최소 3일이 걸리며 만에 하나 로켓 구조상의 결함이 발견되면 분해 재조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주일 연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발사 일정은 이르면 20일 알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나로호 발사가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고흥군에 모인 관람객들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발사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나로호 발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관계자들을 격려하라”고 말했다.나로우주센터(고흥)=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자동 발사 시퀀스

컴퓨터로 로켓의 시스템을 점검하며 발사를 진행하는 자동 발사 프로그램. 이를 통해 연료통과 엔진의 압력 및 온도, 분리장치 등 시스템을 점검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자동으로 발사를 중지한다.


▲멀티미디어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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