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30명 “포뮬러 경주용차 만들었어요”

  • 입력 2009년 8월 20일 03시 03분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와우관 앞에서 국제 산학 프로그램 ‘페이스(PACE)’의 일환으로 경주용 자동차를 설계하고 제작한 대학생 20여 명이 직접 만든 차 주변에 모여 포즈를 취했다. 운전석에 앉은 학생은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한 홍익대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 3학년 김인용 씨. 사진 제공 GM대우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와우관 앞에서 국제 산학 프로그램 ‘페이스(PACE)’의 일환으로 경주용 자동차를 설계하고 제작한 대학생 20여 명이 직접 만든 차 주변에 모여 포즈를 취했다. 운전석에 앉은 학생은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한 홍익대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 3학년 김인용 씨. 사진 제공 GM대우
4개大, 국제산학협력 지원받아 최고시속 150km 시험주행 성공
“과학이론 실제 적용 소중한 경험”

18일 정오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와우관 앞. 덮여 있던 흰 천을 걷어내자 검고 미끈한 디자인의 경주용 자동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30여 명의 학생은 일제히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GM브라질이 제작한 친환경 에탄올 엔진(배기량 2200cc)을 탑재한 이 자동차는 홍익대, 성균관대, 고려대, 인하대 학생 30여 명과 미국 브리검영대(BYU), 독일 아헨공대 학생 20여 명이 공동으로 제작했다. 세련된 외양은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4학년 유재욱 씨가 디자인했다.

홍익대 등 4개 대학은 국제 산학협력 프로그램인 ‘페이스(PACE)’의 지원을 받고 있다. 페이스는 GM 등 글로벌 대기업과 제조업 관련 소프트웨어 공급 회사들이 실무에 능한 인재를 교육하기 위해 전 세계 50여 개 대학에 첨단 디자인, 설계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이 자동차는 대학생들이 실제 자동차를 설계, 제작하는 ‘F1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2007년 9월부터 1년간 세계 20여 개 대학 학생들이 만들어 기본 형태를 갖춘 자동차를 지난해 말 한국으로 가져왔다.

그때만 해도 이 자동차는 시동이 잘 걸리지 않고 클러치가 작동하지 않았으며 쇼크옵서버 부분이 경주용 자동차에 맞지 않게 설계돼 주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앞쪽이 일부 깨진 엔진은 너무 무거워 그대로 세워놓는 것조차 불안했다. 학생들은 GM대우의 도움을 받아 엔진만 빼고 모두 뜯어고쳐 이 차를 경주용 자동차로 완성시켰다.

프로젝트 수행을 총괄한 김인용 씨(홍익대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 3년)는 “방학을 반납하고 밤을 새우며 작업했지만 고체, 열, 유체, 동역학 등 수업에서 배운 이론을 실제로 적용하고 미국 독일의 대학생들과 인터넷 화상회의를 하며 자동차를 완성해 가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을 얻었다”고 말했다.

19일 GM대우 인천 청라연구소에서 실시된 시험 주행에서 이 자동차는 최고시속 150km, 평균시속 80km로 1시간 이상 달렸다. 학생들은 이 자동차를 20∼22일 강원 춘천시 모터파크에서 열리는 ‘2009 대학생 자작 자동차대회’ 디자인 부문에 출품할 예정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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