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유전자, 비만-고지혈증 유발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강남성모병원 김진우 연구팀 규명

“몸속 지방제거 단백질의 기능 방해”

흔히 비만한 사람은 유방암에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반대는 어떨까.

최근 유방암 유발 유전자가 비만과 고지혈증을 잘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진우 하선아 교수 연구팀은 유방암을 일으키는 주요 유전자인 HCCR-1이 몸속에 낀 기름기를 찾아 제거하는 지질단백질인 아포지질단백질 E의 기능을 못하게 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알게 됐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HCCR-1을 생쥐에게 주입시켜 3년간 관찰했다. 그 결과 생쥐 총 500여 마리 중 90% 정도가 심한 고지혈증과 정상 쥐보다 2, 3배 고도비만에 걸린 것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비만 여성이 폐경기 이후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는 여러 논문에 발표가 됐다”면서 “이번 연구는 유방암에 걸릴 수 있는 여성이 비만 여성이 되기 쉽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혈액검사를 통해 유방암 유발 유전자가 다른 사람보다 많다면 비만관리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비만이 있으면 지방조직 내에 에스트로겐 분비가 많아지기 때문에 다시 폐경기 여성의 유방암을 일으킬 확률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미국 흑인 여성이 비만일 때 악성 유방암이 흔히 발병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HCCR-1 유전자 연구를 더 진행하면 유방암과 비만치료제를 동시에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세포분자의학회지’ 1월 인터넷판에 실렸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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