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채움의 미학, ‘10분’만에 예뻐진다!

  • 입력 2009년 3월 2일 02시 59분


새얼굴조각술(필러), 테크닉에 따라 효과 차이 커… 2회 시술시 지속기간 1.5배 이상 길어져

“간단하게 시술받아서 좋았지만 모양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효과가 오래가지 못해서 좀 실망스럽기도 했어요.”

직장인 김모 씨(27·여)는 납작한 코와 앙상한 볼이 콤플렉스였다. 보형물을 넣는 성형수술이 부담스러워 이른바 ‘쁘띠성형’이라 불리는 필러(filler·충전물질)를 이용해 고민을 해결했다. 하지만 모양이 예상했던 것과 다소 달랐고 충전물질은 금방 흡수돼 버렸다.

필러 성형술은 간편한 시술과 빠른 결과를 볼 수 있어 대략 5년 전부터 크게 대중화됐다. 다양한 필러 제품들도 개발됐다. 하지만 일부 필러 제품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비전문가가 시술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동원새얼굴피부과 이동원 원장은 그 이유에 대해 “어떤 필러를 선택하느냐와 필러를 주입하는 위치, 방법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여러 가지 쁘띠성형을 이용해 이른바 ‘새얼굴조각술’을 만들었다.

새얼굴조각술은 △부족한 부분을 메워 주거나 윤곽을 또렷하게 해주는 필러성형술 △근육을 작게 해 갸름한 얼굴을 만드는 보톡스요법 △늘어지고 처진 피부를 실로 당겨 올리는 실리프팅 △뭉친 지방을 녹이는 PPC 주사요법 등 다양한 ‘쁘띠성형’을 이용해 얼굴을 원하는 모양으로 자연스럽게 ‘조각하듯’ 하는 시술이란 뜻에서 나온 이름이다.

이 원장은 “쁘띠성형의 꽃은 얼굴의 볼륨감을 좌우하는 필러성형술”이라고 말했다.

필러성형술은 잘만 하면 성형수술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경험이 풍부하지 않거나 시술의 특징, 약물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채 시술하면 필러의 효과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결코 만만하지 않은 필러성형술. 최근에는 효과를 지속시키는 방법과 연구결과가 발표돼 더욱 주목받고 있다.

○ 주입하는 테크닉이 결과 좌우

필러성형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핵심은 필러를 주입하는 테크닉이다. 필러를 주입하는 부위에 따라, 그리고 원하는 효과에 따라 여러 종류의 필러를 복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때마다 주입하는 기법도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주삿바늘을 피부 깊숙이 넣어 하나의 선을 긋는 것처럼 빼내면서 약물을 넣는 방법을 많이 쓴다.

코끝 등 부위에 포인트를 주거나 얼굴의 얕은 주름을 없애려고 할 때는 약물을 조금씩 끊어서 점처럼 넣는다. 넓은 부위는 격자 모양이나 부챗살 모양으로 주입해 얼굴 표면이 울퉁불퉁하지 않

으면서 도톰해지도록 한다.

팔자주름이나 눈가주름 같은 표정주름에는 고사리 잎사귀 모양으로 주입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원장은 “필러시술의 경험이 많으면 필러의 종류와 주입법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입하는 방법에 따라 시술의 효과도 크게 다르다는 얘기.

○ 안전한 필러 제품 사용이 중요

필러를 시술받을 때는 안전한 약물을 사용했는지 확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식약청을 통과해 사용허가를 받는 필러 제품은 여러 가지다.

이 원장은 “인체에 친화적이고 부작용이 없이 몸에서 저절로 녹는 필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런 제품으로 그는 피부 진피조직의 보습성분인 히알루론산으로 만든 제품(레스틸렌), 칼슘과 인산이온으로 만든 제품(래디어스)을 꼽았다.

히알루론산 계열의 필러는 피부처럼 부드럽고, 칼슘과 인산이온 계열의 필러는 히알루론산 계열보다 딱딱한 편이다.

이에 따라 깊은 팔자주름이나 콧대, 턱 선을 교정할 때에는 칼슘과 인산이온 계열의 필러를 사용한다. 주름이나 살이 없어 움푹 파인 부위에는 히알루론산 계열의 필러를 쓴다. 히알루론산 계열의 필러는 분해제가 있어 시술 후 맘에 들지 않으면 녹여 없앨 수 있다.

히알루론산 계열의 필러는 다시 입자의 크기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깊은 주름에는 굵은 입자, 얕은 주름에는 작은 입자의 필러를 사용한다. 또한 굵은 입자의 필러는 피하지방 바로 위나 뼈를 싸고 있는 막 바로 위쪽에 주입하는데, 무턱 교정이나 함몰이 심한 부위에 쓴다. 그보다 작은 입자의 필러는 주름의 깊이나 부위에 따라 진피 아래층 등에 주입해 피부를 도톰하게 만든다.

적절하지 않은 위치에 필러를 주입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없거나 울퉁불퉁해지는 등 어색한 모습이 될 수 있다. 특히 칼슘 계열의 필러를 피부 얕은 곳에 주입하면 필러가 하얗게 비치는 현상이 생기거나 필러가 혈관을 막아 피부가 괴사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원장은 “제품이 다양해지고 시술법도 발달하면서 필러는 단순히 충전제 기능에서 발전해 주름제거제와 보톡스의 역할까지 충분히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대한피부과학회 등 각종 학회에서 필러시술과 그 부작용에 대해 강의한 바 있다.

○ 효과를 원하는 날 최소 일주일 전 시술받아야

2007년 2월 나온 미의학협회(AMA) 간행물 ‘피부학기록(Archives of Dermatology)’ 143호에는 ‘레스틸렌 주입으로 인한 새로운 콜라겐 생성’이란 제목의 논문이 실렸다. 미국 내 3개 임상센터의 실험결과를 담은 이 논문에 따르면, 필러를 두 번 주입할 경우 한 번 주입할 때보다 지속효과가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필러가 주입되면 그 주변엔 콜라겐이 형성된다. 콜라겐은 필러를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이때 다시 한 번 필러를 주입하면 새로운 콜라겐 형성을 촉진하고 분해를 억제해 필러가 인체에 흡수되는 것을 막게 된다. 이런 원리에 따라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는 것.

필러를 2차로 주입하는 시기는 1차 시술을 받은 지 4∼5개월 뒤가 적당하다.

이 원장은 “주입한 필러가 자리 잡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면접, 맞선, 결혼식 등 효과를 원하는 바로 그 시점에서 최소한 1주일, 충분하게는 1개월 전에 시술받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조언하면서 “시술시간은 10분가량. 주사바늘 자국은 반나절, 부기는 하루만 지나면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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