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발사 9분 48초후 “우주한국 궤도진입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8분


가족과 인사 이소연 씨의 아버지 이길수 씨와 어머니 정금순 씨가 8일 감염을 우려해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이소연 씨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다. 바이코누르=우주인공동취재단
가족과 인사 이소연 씨의 아버지 이길수 씨와 어머니 정금순 씨가 8일 감염을 우려해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이소연 씨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다. 바이코누르=우주인공동취재단
■ 우주 대장정 출발 순간
이소연 씨 “잘 다녀오겠습니다” 승리의 V자 그려
응원단 “푸른 하늘 너머로…” 노래 부르며 성공기원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와 러시아 우주인 2명을 태운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호가 8일 오후 8시 16분 39초(한국 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발사대에서 약 2km 떨어진 관람대에서 성공적인 발사를 기원하며 지켜보던 이소연 씨의 가족과 정부 대표단, 응원단은 우주선이 하늘로 솟구치자 일제히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내며 성공적인 귀환을 기원했다. 세계 주요 외신도 소유스호 발사 소식을 긴급 뉴스로 보도하면서 큰 관심을 나타냈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우주 기술의 집합체인 소유스호는 지지대가 서서히 분리되면서 로켓이 점화되자 굉음과 함께 강력한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았다. 발사 1분 58초 만에 지상 50km 높이에 도달해 1단 로켓이 분리됐으며 발사 4분 47초 후에는 167km 상공에서 2단 로켓이 분리됐다. 이어 3단 로켓이 분리되고 발사 9분 48초 후 우주 궤도에 진입하자 모스크바의 임무통제센터(MCC)는 ‘발사 성공’을 선언했다.

○…이소연 씨의 아버지 이길수(60) 씨와 어머니 정금순(59) 씨는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쳤다. 이 씨는 “소연이가 잘하고 돌아올 줄 믿는다”라며 “우리딸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남동생 이기백 씨도 “누나가 차근차근 잘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이소연 씨는 발사 7시간 16분을 앞둔 8일 오후 1시(한국 시간) 숙소인 우주인 호텔 정문 밖에서 출정식을 치르고 우주로 가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출정식이 진행되는 동안 응원단은 “푸른 하늘 너머로 우주의 꿈을 숨쉬고”란 내용의 우주인 응원가를 부르며 성공을 기원했다.

○…출정식을 마친 우주인들은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발사장으로 향했다. 이 씨는 탑승 직전 밝은 표정으로 “잠을 잘 잤다, 잘 다녀오겠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승리의 브이(V)자를 그려 보였으며, 고산 씨도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우주 전통에 따라 이 씨와 고 씨는 이날 악수를 하지는 못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소유스호 발사 장면을 생중계하면서 “우주 과학에 큰 관심을 가진 한국 연구원이 세계 최연소 여성 우주인 자격으로 소유스호에 탑승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1963년 보스토크 6호로 우주비행을 한 세계 첫 여성 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슈코바는 당시 26세로 이 씨보다 네 살이 적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소유스호가 지나는 지역에 구조 헬기와 전투기를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투기 8대와 헬기 19대를 대기시켰으며 블라디보스토크 남쪽 동해에는 구조함 ‘안탁티다’를 출동시켰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 대표단의 일원으로 현지에 간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은 “한국의 우주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공군을 항공우주군으로 개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비행경력 1000시간, 근무경력 10년 이상의 소령, 대위급 장교를 선발해 우주비행사로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사 현장에는 세르게이 볼코프(34) 탑승팀 선장의 아버지 알렉산드르 볼코프(60) 씨도 참관했다. 알렉산드르 볼코프 씨는 1980년대와 1990년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세 번 다녀오면서 391일간 우주 공간에서 체류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우주인으로 그의 아들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이들은 ‘최초의 부자(父子) 우주인’이 된다.

바이코누르=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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