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탈모?… ‘습관’부터 고쳐라

  • 입력 2008년 3월 4일 17시 57분


빗 전문 업체_ 미소_ 천연소재 빗
빗 전문 업체_ 미소_ 천연소재 빗
과장급 영업사원 최 모 씨(37)는 한 동안 거래처에서 '부장님' 소리를 들었다.

물론 '직급이 있어 보여서' 영업에 도움을 받기는 했다.

하지만 "똑 같은 탈모증상이 왜 내게만 빨리 일어나는지 억울하다"는 최씨.

머리 빠지는 속도를 늦출 수는 없을까.

전문가들은 "탈모는 유전, 자가면역, 호르몬 불균형 등으로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요인에 의해 일어나기는 하지만 모발과 두피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탈모 속도를 얼마든지 늦출 수 있다"고 말한다.

탈모 전문의 심우진 박사(일산 가로세로 한의원 원장)는 "머리는 신체 내외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일상생활과 식생활에서 신체의 건강한 균형을 유지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심박사가 얘기하는 △'빨리 대머리되는' 방법과 △탈모를 늦추는 방법.

●남들보다 빨리 대머리가 되는 방법

심 박사는 △흡연 △내장비만 △스트레스 △다이어트 또는 영양불균형 △헤어스타일링 △온풍 헤어드라이 △술 △동물성 지방을 탈모를 촉진시키는 원인으로 꼽았다.

▽흡연= 흡연을 하면 니코틴과 타르 성분이 말초의 혈액순환을 감소시킨다. 두피 혈류가 저하되는 원인이 되며, 남성형 유전성 탈모에서 모낭을 파괴하는 염증 반응을 촉진시킨다.

▽내장비만= 내장 비만은 성인병의 원인이자 탈모의 '가속인자'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내장비만의 원인은 술과 삼백(三白)음식이다. 삼백음식은 백미, 밀가루, 백설탕 등 세 가지. 내장비만이 심할수록 탄수화물 대사가 장애를 받아서 모낭이 영양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내장 비만을 막으려면 술과 삼백음식을 줄이고 잡곡, 통곡류를 위주로 한 식사와 적절한 유산소 운동이 중요하다.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의 흥분과 말초혈액순환의 저하를 가져온다. 교감신경은 긴장, 초조, 흥분, 이화작용 등과 관련되고 부교감신경은 안정, 휴식, 동화작용과 관계있다. 모발은 부교감신경의 영향으로 성장을 하는데, 스트레스로 교감신경계가 지속적으로 흥분돼 있으면 모발의 성장이 약화된다.

또 스트레스는 어깨와 목의 근육을 경직시키는데, 이 경우 두피로 가는 혈관이 좁아져 두피에 혈액 공급이 충분히 되지 않아 탈모의 원인이 된다.

▽다이어트 또는 영양불균형= 두피와 모발은 인간의 몸 중에서도 가장 세포분열이 활발한 곳 중 하나다. 무리한 다이어트나 충분한 영양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모발을 만들어내는 모기질 세포가 위축된다. 따라서 모발의 생장 주기가 짧아져서 탈모가 빨라진다.

현대인의 식단에서는 칼로리 공급은 충분하지만, 영양소의 불균형이 오기 쉬운데, 특히 단백질이 부족하면 특정 아미노산도 부족해져서 모발이 휴지기(머리가 빠지기를 기다리는 모발주기)가 되기 쉽다.

콩, 견과류 등의 식물성 단백질, 우유, 계란, 생선, 육류 등을 골고루 먹으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 단, 육류는 살코기 위주로 섭취해 동물성 지방의 흡수를 줄여야 한다.

또 모발 성장에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 공급을 위해서는 다양한 다시마, 미역, 파래, 톳 등 다양한 해초류를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헤어 스타일링= 탈모가 진행 중인 사람에게 파마, 염색, 왁스, 젤, 스프레이 등의 헤어 스타일링은 지금 잘 보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앞으로 잘 보이는 데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특히 퍼머약 중 중화제는 화학적인 단백질 고형제로 파마 이후에는 약 3일 정도 모낭에서 모발 생성을 멈추게 하는 악영향이 있다. 탈모가 진행되기 쉬운 과민성 두피를 가진 사람은 두피와 모낭을 자극하는 헤어 스타일링 제품을 피하는 게 좋다.

▽온풍 헤어드라이= 모낭과 모발은 열에 약하다. 지나친 온풍 드라이는 피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헤어 드라이를 할 때는 찬 바람에 맞춰놓고 하는 게 좋다. 꼭 온풍을 사용해야 한다면 두피와 최소 30cm 이상 간격을 두고 해야 한다.

▽술= 술은 내장비만을 유발해서 탈모에 악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지나친 음주는 두피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피지분비를 촉진해서 탈모를 가속화시킨다.

▽동물성 지방= 동물성 지방을 자주 섭취하면 혈관이 노화된다. 혈관이 노화되면 혈액순환에도 문제가 생기고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돼 피지가 과도하게 분비된다. 피지가 모공을 막기 때문에 탈모가 쉽게 일어난다.

●탈모를 늦추는 방법

▽머리 감기= 머리를 감으면 머리털이 빠진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머리를 자주 감지 않으면 불결한 두피 때문에 탈모가 촉진된다. 올바른 머리 감기로 모낭의 각질과 두피의 비듬을 제거해야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

머리 감기는 하루 1회, 저녁이 좋다. 지성 비듬이 많은 사람은 하루 2회도 좋다. 운동 등으로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바로 머리를 감아서 염분을 제거해야 한다.

지성, 중성, 건성, 과민성, 지루성 등 자신의 두피 타입에 맞춘 샴푸를 사용하는 게 좋다.

머리를 감을 때는 충분한 두피 마사지가 될 수 있도록 손끝으로 충분히 비벼 주며, 손톱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 손톱은 두피에 손상을 준다. 부드러운 샴푸 브러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빗질= 탈모 예방을 위해서는 머리를 감기 전에 빗질을 해 주는 게 좋다. 샴푸 전 5분 정도 충분한 빗질을 통해 두피의 혈류를 자극해 주면 노폐물 분비를 촉진하고, 모낭을 자극해 활성화시키며 각질이 떨어져 나오게 한다. 빗질은 전체 두피를 여러 방향으로 해야 하는데, 특히 고개를 앞으로 숙인 뒤 목덜미와 양쪽 귀 옆에서 시작해 위로 올려 빗질하면 두피 전체에 혈류가 좋아진다. 그러나 빗으로 두피를 두드리듯이 하는 경우 두피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빗 선택에도 신중해야 한다. 정전기를 일으키는 플라스틱, 고무, 쇠 등으로 만든 빗은 두피에 각종 유해물질도 끌어들인다. 특히 무소뿔을 재료로 만든 빗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되는데, 무소뿔의 주 성분은 케라틴으로 머리카락의 주 성분과 같다. 그 만큼 머리카락에 자극을 적게 주기 때문에 탈모 예방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뒷목, 어깨 풀어주기= 어깨와 목이 만나는 지점부터, 귀 뒤쪽으로 양손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쓸어 올리듯이 지압하는 것도 좋다. 목욕을 할 때는 따뜻한 물을 샤워기에서 틀어놓고, 5분 정도 뒷목과 어깨 부위에 수압 마사지를 하는 것도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 하루 2리터 정도의 물을 마신다.

▽탈모예방에 좋은 음식= 현대인의 식단을 기준으로 탈모예방을 위해 보다 많은 섭취가 필요한 음식으로는, 해초류, 견과류, 콩, 생선, 계란 등이다. 특히 해초류에는 모발 성장에 필요한 비타민, 무기질이 많으며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모낭의 염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계란에는 아미노산 뿐 아니라, 비오틴과 구리 성분이 있어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된다.

▽탈모치료에 좋은 약재= 구기자는 한의학 고서에서 신장의 기운을 보충해 자양강장의 효능이 있으며(補腎益精), 간장의 기운을 보충해 눈을 맑게 하고, 피를 생성하고(養肝明目, 滋肝養血), 심장의 기운을 보충해 피를 잘 돌게 하는(色赤入走血分) 약재로 설명된다.

모발은 한의학에서 피의 여분(血之餘)으로 만들어지며, 모발의 윤택과 건강함은 신장의 기운에 의한다. 이 이론에 따라 신장, 간장, 심장의 기운을 보충하는 구기자는 탈모와 항노화의 치료목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심 박사는 "구기자 이외에도 고삼, 측백엽, 하수오, 세신 등이 한약재가 있지만, 자신의 두피와 탈모 유형, 체질에 맞춘 처방을 위해서는 한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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