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귀환 중 불시착 대비 ‘생존 용품’들

  • 입력 2008년 2월 11일 03시 02분


영하 60도서 버틸 수 있는 특수복

초콜릿-물은 기본… 사냥 도구도

우주인의 생명을 지켜 주는 생존 용품에는 어떤 것이 들어 있을까.

한국 우주인 고산 씨가 타고 우주로 향하는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에는 이틀 치의 비상식량과 생존 장비가 실리게 된다.

우주선이 지구로 귀환하다가 추운 산악지대에 떨어지거나 바다 또는 호수에 떨어질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조난당한 우주인들은 이를 이용해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을 버텨야만 한다.

비상식량은 초콜릿이나 마른 견과류, 비스킷 같은 먹을거리가 주종을 이룬다. 추위에 견딜 수 있도록 열량이 높고, 휴대하기 간편하고, 가볍기 때문이다. 탈수 현상에 대비해 6L들이 물통도 함께 실린다.

하지만 식량은 겨우 이틀 치뿐이기 때문에 사흘째부터는 우주인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 생존키트 안에 들어 있는 소형 낚싯대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거나 정글용 칼을 이용해 사냥도 불사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주인에게 최악의 상황은 눈 내린 고산(高山)지대에 불시착한 경우다. 폭설과 강추위는 조난당한 우주인의 생명을 위협한다. 이를 대비해 우주선에는 영하 60도의 강추위에도 버틸 수 있는 2중 구명복과 보온 담요가 함께 실린다. 소유스호가 귀환할 때 펼치는 낙하산은 우주인의 안락한 임시 거처로 활용되기도 한다.

바다에 불시착한 상황에 대비한 구명 장비도 빼놓을 수 없다. 러시아 우주선은 주로 땅에 착륙하지만 기상 상황에 따라 호수나 강에 불시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우주선이 물에 떨어지면 우주인들은 재빨리 오렌지색 구명복으로 갈아입는다. 이 오렌지색 구명복을 입으면 장시간 바다에 떠있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찬 바닷물 속에서도 하루 넘게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민간 우주 전문가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는 “우주인의 생존 장비는 대부분 전투기 조종사가 쓰는 생존 장비에서 유래했다”며 “지금까지 우주인이 생존 용품을 사용한 사례는 단 한 번 있었을 정도로 위급 상황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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