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밖 직원 감시’ 인권 침해 논란

  • 입력 2007년 12월 21일 02시 57분


코멘트
加보안업체 ‘스마트폰’ 통신내용 감시 프로그램 개발

‘회사 밖에 나와 있다고, 폐쇄회로(CC)TV가 없다고 안심하지 말라. 회사는 지금도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기술 발전과 더불어 기업들의 직원 감시 방법이 첨단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 직원들의 스마트폰 통신 내용을 회사가 모니터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외신들에 따르면 캐나다의 보안소프트웨어 업체인 그워바(Gwava)는 직원들이 ‘블랙베리’를 통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와 통화 내용을 손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24일 미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블랙베리는 컴퓨터 기능이 결합된 휴대전화인 ‘스마트폰’으로,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직장인들이 필수품으로 여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제품은 일반 휴대전화 기능뿐 아니라 회사 서버와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e메일을 확인하고 답장을 보낼 수 있으며, 메신저 채팅까지 가능하다.

그워바가 이번에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블랙베리로 직원들이 주고받은 메시지와 통화 내용은 물론 e메일, 채팅 내용 등을 기업들이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프로그램이다.

직원들의 통신 내용 중 기업이 미리 입력해 놓은 특정 키워드가 나타날 경우 이를 기업에 경고해 주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모니터링 기술은 기업의 지적 자산 유출이나 직장 내 성희롱 발언 등을 예방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하지만 개인 사생활, 인권 보호 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주의 권리를 중시해 직원 감시에 비교적 관대한 미국에서는 기업 서버에 저장된 e메일 등에 한해 고용주의 모니터링 권한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전자감시의 허용 범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뚜렷하지 않아 관련 법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보안업계 전문가는 “감시 기술을 첨단화할수록 기업 보안은 강화될 수 있겠지만 근로 분위기 위축 등으로 인한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며 “감시 수단만 늘리기보다는 평소 기업 보안과 업무 생산성을 중요시하는 회사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