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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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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 성형수술은 ‘안에 무엇을 넣는가’, 즉 보형물의 변화와 맥을 같이해 왔다.
미용 목적의 가슴 수술은 1963년 미국 의사 크로닌이 실리콘으로 보형물을 만들어 유방에 삽입하면서 본격화됐다.
액체 실리콘 보형물은 촉감이 좋고, 모양과 부피가 변하지 않는 데다 수술이 간편해 미국을 중심으로 유방 확대 수술이 인기를 끌었다. 그 전까지 유방 성형수술은 자기 피부를 이식하거나 파라핀 등을 주입했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았다. 피부 이식은 수술이 쉽지 않았고 이식한 조직이 얼마나 몸속으로 흡수될지 알 수 없어 결과도 예측하기 어려웠다. 파라핀은 조직 괴사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면서 금지됐다.》
실리콘도 인체에 스며들면 면역질환과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사용이 금지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991년 11월 실리콘의 사용을 금지하자 우리나라도 이듬해 같은 조치를 취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생리식염수 백이다. 인간의 체액과 비슷한 생리식염수는 안전성 면에서는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만졌을 때 물 풍선을 만지는 느낌이 나고, 누웠을 때 유방이 옆으로 퍼지지 않고 봉곳이 솟아올라 수술한 티가 나는 단점이 있어 여성들이 기피했다.
올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사용 승인을 한 코히시브 젤은 15년 전 사용이 금지된 실리콘과 성분은 같다. 하지만 분자구조가 다르고 점도가 높아, 터져도 인체에 흡수되지 않으며 제거하기도 쉽다.
○ 흉터 안보이게 하는 방법도 발달
수술의 흉터를 작게 하는 방법도 점점 발전해 왔다. 유방 성형 수술을 고려하는 여성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흉터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란제리 룩, 비키니 수영복, 민소매 등 노출이 많은 옷을 입거나 목욕탕, 찜질방에 갈 때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술 초창기에는 주로 유방 밑을 절개했다. 유방과 상복부 사이의 경계 부위에 생기는 주름을 3∼4cm 정도 절개한 것. 수술 시간이 짧고 비교적 간단한 데다 가슴은 아래로 살짝 처지므로 수술 흉터를 가려준다. 그 대신 누웠을 때 눈에 쉽게 띄는 것이 단점이었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겨드랑이 절개와 유륜(乳輪) 절개법이다.
겨드랑이 절개법은 겨드랑이 주름 속에 2∼3cm의 절개 창을 만들어 유방 아래 있는 근육인 대흉근 밑에 실리콘 주머니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수술은 다소 까다롭지만 6개월 정도 지나면 흉터가 눈에 잘 띄지 않아 한국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다.
유두 주위 짙은 색깔의 유륜을 절개해서 실리콘 주머니를 삽입하는 방법도 많이 쓰인다. 이 방법은 흉터가 작은 대신 수술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수술이 어렵다. 유두의 감각 신경을 손상시킬 위험도 있다.
생리식염수 백을 넣을 때는 배꼽 내시경 수술법도 쓰인다. 배꼽을 이용하므로 흉터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생리식염수 백을 넣을 때만 가능한 수술법이다. 코히시브 젤은 이 방법으로 삽입할 수 없다.
○ 기능성 속옷과 화장품도 진화
유방 성형 수술이 늘어났지만 몸에 칼을 대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기능성 속옷과 화장품은 크고 봉곳한 가슴을 갖기 원하는 여성들에게 성형 수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아름다운 몸매를 원하는 여성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기능성 속옷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가슴을 커 보이게 하는 볼륨 업 기능을 패드에만 의존했지만 최근 나오는 기능성 브래지어는 다양한 방법으로 가슴을 볼륨 있게 만들어 준다. 날개 원단 사이에 얇고 탄성이 있는 투명 필름 소재의 패널을 넣어 가슴을 모아주거나, 가슴을 한 번 더 모아주는 와이어를 날개 부분에 넣는 방법 등이다.
‘가슴이 커지는 화장품’을 표방하는 제품도 나와 있다. 이런 화장품의 원리는 피부 탄력을 유지하고 가슴이 처지는 것을 방지해 가슴이 커 보이게 한다는 것. 대부분 젤 타입으로 가격은 50mL에 6만 원 내외다. 록시땅의 ‘아몬드 버스트 젤’(50mL, 5만8000원), 클라란스의 ‘바스트 뷰티 젤’(50mL, 6만 원) 등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확대수술 뒤 유방암 자가진단법
처음 보형물 넣었을 때와 모양 다르면 정밀검진을
유방 확대수술을 하고 난 뒤 혹시 유방암에 걸리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여성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유방 확대수술이 유방암을 일으키진 않지만 간혹 유방암의 발견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가슴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자가진단법을 알아두어야 한다고 권했다.
확대수술 뒤의 유방암 자가진단법은 일반적인 자가진단법과 같다.
서울대병원 외과 노동영 교수는 “처음 보형물을 넣었을 때 유방의 모습을 잘 기억해야 한다”며 “자가진단법의 원칙은 유방의 모습이 평소와 달라졌을 때 정밀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사들도 초음파 검사를 통해 한 달 전후 유방의 모습을 비교하는 게 기본적인 검진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유방암 자가진단은 생리가 끝난 지 5일째 되는 날 해야 가장 정확하다. 윗옷을 벗은 채 거울 앞에 서서 유방에서 겨드랑이 주변까지 원을 그리며 만져봤을 때 멍울이 만져지면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가만히 있어도 한쪽 가슴이 처지거나 움푹 꺼지는 등의 변화가 있으면 정밀검진을 받아야 한다.
보형물은 넣는 방식에 따라 손으로 만져서 느낄 수도 있고 못 느낄 수도 있다. 근육 뒤에 보형물을 넣어야 모습이 가장 자연스러우며, 가끔 의료진도 초음파를 찍기 전에는 수술한 줄 모르는 경우가 있다. 반면 유선(乳腺) 바로 밑에 넣으면 잘 만져진다.
어떤 방식으로 수술했든 종양에 의한 변화는 육안으로 관찰하기 쉽다. 지난달에 비해 변한 곳은 없는지 세밀히 관찰해야 한다. 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자가진단을 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일찍 알아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유방암 환자는 원칙적으로 2기 이전으로 병이 깊지 않아야 유방 재건수술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환자들은 수술 이후에도 재발 여부를 늘 신경써야 한다.
재건수술로 복부 근육을 이식했다면 가슴을 마사지해서 유방이 부드러워지게 하고 복부 근육 강화운동을 병행해 복부도 빨리 적응하게 해야 한다.
또 콩, 브로콜리, 과일 등 항산화물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좋다. 육류도 전체 음식의 30% 내에서 섭취하면 괜찮지만 가급적 생선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유방암 재발을 예방하는 데 좋다. 일주일에 2∼3번, 20∼30분간 몸에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게 적당하다.
방사선 치료를 받는 초기라면 사우나는 피하는 게 좋다.
유방암과 여성 건강에 대한 지식을 높이기 위해 매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한국유방건강재단이 주최하고 아모레퍼시픽이 주관하는 ‘핑크리본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올해 4월 부산, 5월 광주, 6월 대전에 이어 9월 대구, 10월 서울에서 ‘핑크리본 사랑마라톤 대회’가 열리며 참가비 전액이 한국유방건강재단에 기부된다.
9월 7일부터는 전국 5대 도시에서 서인영 박정아의 ‘핑크리본과 함께 하는 길거리 공연’이 패션 브랜드들의 후원으로 열린다.
4월 행사에 참가했던 탤런트 김태희 씨는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될 수 있고, 자가검진으로 이상 징후를 빨리 발견하면 예방률을 높일 수 있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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