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야 넌 잠도 없냐? 푹 좀 잘 수 없을까~

  • 입력 2007년 7월 3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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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도 날씨가 더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열대야가 시작되면서 물가에 나와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열대야에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 후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밤에도 날씨가 더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열대야가 시작되면서 물가에 나와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열대야에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 후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열대야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다. 전국 낮 기온이 35도까지 치솟으면서 밤이 돼도 25도를 웃돌고 있어 제대로 잠을 자기가 힘들다.

우리 몸은 피부를 통해 열을 밖으로 내보내면서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때문에 기온이 높아지면 열 방출 효율이 떨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심장 박동 수가 높아지고 땀 분비가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신경이 흥분돼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을 설친다.

아침에 일어나도 잔 것 같지 않고 머리가 무겁고 피곤하기만 하다. 열대야에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 찬물 샤워는 금방 더워져

전문가들은 더운 여름 밤 잠을 설치지 않으려면 체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먼저 차지 않은 미지근한 물로 자주 샤워하는 것이 좋다. 찬물로 샤워를 하면 피부가 수축된다. 피부는 우리 몸에서 열을 방출시키는 주요 통로인데 피부 면적이 줄어들면 열 방출 효율이 더 떨어져 금방 더워진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피부 수축 없이 수분이 증발하면서 체온이 떨어진다.

또 아마포(모시)를 깔고 자면 감촉도 좋고 땀도 잘 발산돼서 체온을 낮출 수 있다. 죽부인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죽부인은 대나무를 얇게 잘라 원통형으로 만든 것으로 그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면서 체열을 방출시킨다. 통기성이 좋은 삼베 모시 잠옷을 입는 것도 좋다.

○ ‘생맥산’은 갈증 해소에 도움

열대야가 이어지면 몸이 나른하고 기력이 떨어진다. 특히 땀이 많이 나고 갈증을 많이 느끼는 사람은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함께 넣고 끓인 ‘생맥산’을 마시면 좋다. 인삼은 원기를 북돋우고, 맥문동은 몸에 충분한 수분을 제공하며, 오미자는 신맛이 약간 나서 땀을 멎게 한다.

물 2L에 맥문동 40g, 오미자 20g, 인삼 20g 정도를 넣고 센 불로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여 30분∼1시간 달이면 된다.

숙면을 도와주는 아로마 세러피도 활용할 만하다. 캐모마일, 라벤더, 네롤리 향이 도움이 된다. 뜨거운 물이 들어 있는 그릇에 아로마 오일을 2, 3방울 떨어뜨려 향을 흡입한다. 욕조에 5∼10방울 떨어뜨리고 몸을 담그고 있는 것도 좋다. 페퍼민트, 재스민 향은 오히려 각성 효과가 있으므로 피한다.

○ 잘못 알고 있는 열대야 상식

더울 때 소주나 맥주를 마시고 잠을 청하는 사람이 있다. 술은 잠을 잘 들게 해 줄지는 몰라도 효과는 일시적이다. 술을 마시면 갈증이 나고 소변이 마려워서 잠자는 중간에 자주 깨게 된다.

열대야를 피하기 위해 공포영화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무서운 장면을 보면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땀이 난다. 그 땀이 증발하면서 체열을 빼앗아가므로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흥분된 교감신경을 가라앉히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힘들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어 놓으면 체온이 내려가지만 전체 수면 과정을 놓고 보면 바람직하지 못하다. 체온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다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근육을 수축시키고 영양분을 연소시킨다. 이런 활동이 잠자는 동안에 진행되기 때문에 깊은 잠을 자기 힘들다.

자기 전에 에어컨을 1, 2시간 동안 가동해 집 안의 기온을 낮춘 뒤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잠든 뒤엔 1시간 이내로만 가동되도록 시간 조절을 한다.

(도움말=하지연 강남차병원 한방과 교수, 신홍범 을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이성재 고려대 안암병원 통합의학교실 교수,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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