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만병의 근원 ‘활성산소’

  • 입력 2007년 7월 11일 03시 02분


《한때 성인병 전문의들 사이에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말이 유행했다.

매 끼니의 40%가 지방질 음식으로 채워진 프랑스인의 동맥경화 발생률이 다른 나라 사람보다

오히려 낮다는 점 때문이었다. 프렌치 패러독스의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프랑스인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적포도주가 그들의 지방질을 녹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백포도주와 달리 껍질과 씨까지 함께 발효시킨 적포도주 안에는 지방의 축적을 막고 노화방지 효과가 있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온갖 성인병 때문에 고민하는 현대인들은 적포도주처럼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음식이나 생활습관을 찾아내려 애쓴다.

현대의학 역시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물질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활성산소는 자동차의 ‘배기가스’

몸속의 산소는 입으로 섭취한 음식물을 연소(산화)시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질이나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이때 사용하고 남은 산소가 ‘유해산소’ 혹은 ‘프리라디칼로’로 불리는 활성산소다.

이는 자동차의 엔진 원리에 비유할 수 있다. 산소로 가솔린을 연소(산화)시키면 가솔린은 산소를 환원하고 배기가스라는 부산물을 만들어 낸다. 활성산소는 바로 이 배기가스에 해당한다.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활성산소는 세포 내 지질, 단백질, 핵산 등과 결합하려는 성질 때문에 기존 세포의 생존을 위협하고 DNA 돌연변이 및 암 발생에도 영향을 끼친다. 또 인체의 노화를 비롯한 각종 질병 및 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도 밝혀지고 있다. 심혈관계 질환, 류머티스 관절염, 알러지 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파킨슨병, 치매, 백내장 등 그 피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활성산소가 강한 산화작용으로 신체의 세포나 DNA를 산화할 때 몸은 질병에 걸린다. 활성산소는 ‘만병의 원인’인 셈이다.

○ 활성산소를 줄이는 생활습관

활성산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식을 피해야 한다. 활성산소는 결국 음식물의 분해과정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절식이란 칼로리를 줄여 섭취한다는 뜻이다. 음식을 적게 섭취하는 소식과는 다른 개념이다.

예를 들어 기름진 음식이나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 대신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면 음식량은 많지만 칼로리는 적어 훌륭한 절식이 된다.

활성산소를 적게 만들어 내는 음식으로는 생선회, 굴, 꽁치통조림, 생선찜종류 등 튀기지 않은 생선, 유기농재배 채소, 곡식류. 청국장 된장찌개 등 발효음식이 있다. 이 밖에 갈산, 베타카로틴, 유기산, 멜라토닌 함유식품, 포도씨와 함께 발효 숙성시켜 만든 적포도주, 녹차 추출물이나 루이보스차, 검은깨나 검은콩 등도 활성산소를 중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분한 물을 섭취하는 것도 활성산소의 생성을 막아 건강해지는 비결이다. 하루 1.5L, 약 8컵의 물을 수시로 마시면 활성산소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 항산화제 섭취도 인기

인체는 다양한 음식을 통해 활성산소의 산화과정을 방어하는 항산화 물질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노화가 진행되면 체내의 항산화 물질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항산화제를 섭취해 항산화 물질을 외부로부터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항산화 기능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물질은 비타민 C, 비타민 E, 베타카로틴 등이다.

항산화물질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것은 ‘비타민 Q’로도 불리는 효소 코엔자임큐텐(coenzymeQ10). 현재 발견된 물질 가운데 항산화작용이 탁월한 물질로 밝혀졌다.

심장 부위에 가장 많이 분포된 코엔자임큐텐은 고혈압 부정맥 등 심장질환을 억제하고 노화를 예방하는 등 탁월한 기능을 하지만 20세 이후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미국 등지에서는 하루 100mg 정도의 코엔자임큐텐을 인체에 꾸준히 투입해 몸의 항산화 작용을 돕는 ‘메가효소요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합성비타민인 코엔자임큐텐의 시장 규모는 1조 원에 이른다.

국내의 경우 최근 대웅제약이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코엔자임큐텐 물질을 만들어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를 받아 시판 중이다.

약사교육연구소 최병철 소장은 “세계적으로 코엔자임큐텐이 인기를 끄는 것은 고유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에너지원(ATP)의 생성을 도와 신체 활력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다른 항산화제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시너지 효과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카페, 캔, 화장품, 찜질방… 쏟아지는 산소제품▼

산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자 다양한 산소 관련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찜질방에 산소방이 등장한 것을 비롯해 산소 카페, 휴대용 산소캔, 공기청정기의 산소정화 시스템 등은 이미 일반화됐다.

최근에는 물에 섞어 마시는 산소수와 얼굴에 바르면 산소방울이 생기는 화장품, 쇠고기 선도를 최적화시켜주는 산소포장까지 등장했다.

화장품 업체가 내놓은 클렌저는 손으로 문지르지 않아도 산소방울 거품이 자동적으로 발생해 피부 자극 없이 디프 클렌징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파우더 사이사이에 공기가 들어 있어 가루 날림이 없고 부드럽게 발린다는 파우더도 나왔다.

‘마시는 산소수’는 음료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선 농심이 판매하는 파워오투 외에 다양한 산소수 제품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산소 포장재도 등장했다. 할인점 이마트는 육류 품목의 경우 산소가 다량 포함된 공기 주입 팩 상품을 사용하고 있다. 팩 포장 시 주입하는 기체는 산소 80%, 이산화탄소 20%. 산소는 고기의 색깔 변화를 막아 주는 등 선도 유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홈플러스 역시 MAP라는 산소 포장법을 도입했다. 질소 산소 등의 기체를 식품의 종류와 저장수명에 맞게 일정 비율로 조절해 주입한 뒤 밀봉하는 방법이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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