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흑표’…세계최강 차세대 전차 국내기술로 개발

  • 입력 2007년 3월 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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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창원시험장에서 처음 출고된 차기 전차 XK2(일명 흑표)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강력한 120mm 활강포를 탑재한 차기 전차는 뛰어난 기동성과 방호력은 물론 첨단항법장치까지 갖춰 세계 정상급의 전차로 평가받고 있다. 창원=최재호 기자
2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창원시험장에서 처음 출고된 차기 전차 XK2(일명 흑표)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강력한 120mm 활강포를 탑재한 차기 전차는 뛰어난 기동성과 방호력은 물론 첨단항법장치까지 갖춰 세계 정상급의 전차로 평가받고 있다. 창원=최재호 기자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형 차기 전차(XK2)가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일 경남 창원시험장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군 및 방위산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XK2 시제품 출고식을 열었다.

ADD와 로템 등 국내 방산업체가 1995년부터 12년간 2000여억 원을 들여 개발한 XK2는 기동력과 화력, 생존성 등에서 독일 레오파르트-2A6, 미국 M1A2 에이브럼스, 일본 90식, 프랑스 르클레르 등 선진국의 주력 전차들과 성능이 맞먹거나 능가한다는 평가다.

‘흑표(黑豹)’란 별명의 차기 전차는 대당 가격이 83억 원으로 내년 말까지 육군의 시험평가와 2년의 양산 준비기간을 거쳐 2011년부터 실전 배치, 현재 운용 중인 K1A1 전차를 대체하게 된다.

▽세계 최첨단 IT 전차=김의환 ADD 전차체계부장은 “차기 전차는 컴퓨터 정보기술(IT)을 극대화한 새로운 개념의 전자식 전차로 산지가 많은 한국 지형에 적합하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현존 최고의 전차로 꼽히는 레오파르트와 에이브럼스 등은 1970, 80년대 개발된 기계식 전차이고, 90년대 초 제작된 르클레르만이 전자식 전차이다.

우선 IT 기술을 이용해 화력과 명중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차기 전차는 르클레르처럼 승무원이 3명이다. 탄약수가 포탄을 장전해 주는 레오파르트나 에이브럼스 등 기계식 전차와 달리 자동장전장치를 갖춰 탄약수가 필요 없기 때문. 그 대신 탄약수가 탈 공간을 이용해 포탄 적재량을 크게 늘렸다.

여기에 K-1A1 전차의 120mm 44구경장 포보다 1.3m가량 더 긴 120mm 55구경장 활강포를 장착하고 신형 포탄을 갖춰 적 전차 파괴능력을 크게 높였다.

또 사격 시 멈춰야 하거나 기동사격 시 명중률이 떨어지는 기계식 전차와 달리 전자식 사격통제장치를 갖춰 달리면서 정확한 사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목표물 자동탐지 추적장치와 피아 자동식별 능력 등은 르클레르를 능가한다.

생존성도 높아졌다. 다목적 고폭탄으로 적 헬기를 공격할 수 있도록 대공 방어능력을 갖췄고 대전차 미사일에 대해서는 자동경고 및 유도교란 장치로 미사일을 피할 수 있게 했다. 현존 전차 중 헬기 교전능력을 갖춘 것은 XK2가 유일하다.

이 밖에 4.1m 깊이의 물속을 기동하다가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곧바로 사격을 할 수 있다. 르클레르가 4m 깊이까지 잠수할 수 있고 나머지 전차는 2m 전후에 불과하다. 엔진 출력도 1500마력(K-1A1은 1200마력)으로 높여 시속 70km로 달릴 수 있도록 기동력을 강화했다.

▽개발 의미=안동만 ADD 소장은 “지상무기의 상징인 전차를 독자기술로 개발함에 따라 북한 기갑전력에 대해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첨단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춰 수출도 가능하다”고 자평했다.

특히 육군은 차기 전차가 ‘국방개혁 2020’에 따라 대폭 감축되는 지상군 병력의 공백을 메워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유성 국방전문기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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