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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0월 13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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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올해는 맑은 날이 많고 일교차가 커 단풍이 유달리 고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태풍 '산산'이 비를 뿌린 뒤 한 달 가까이 비소식이 없자 상황은 달라졌다. 도시 근교의 산은 물론 전국의 유명한 산까지 잎이 심하게 말라가고 있는 것.
국내 단풍1번지 설악산은 예정대로라면 이번 주가 단풍의 절정기였다. 지난달 18일 대청봉 정상(해발 1708m)에서 물들기 시작한 단풍은 현재 해발 700m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대청봉~한계령 능선에서 잎마름 현상이 심해 등산객들은 기대에 못미치는 단풍에 실망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설악산사무소 관계자는 "9월 말부터 늦더위가 이어진 데다 날씨가 건조해 단풍 색깔이 배 껍질같이 누렇고, 잎이 종잇조각처럼 부스러지고 있다"며 "단풍 하강속도도 늦어져 절정기가 18~23일 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월부터 지금까지 내린 비의 양은 평년(1971~2000년)의 30%를 밑돌 만큼 극심하다.
김장용 무와 배추 생강 감자 등 한창 자랄 시기에 있는 밭작물은 물 부족으로 생육이 지연되고 있고, 파종을 앞둔 마늘 양파는 싹이 트지 않아 피해가 늘고 있다.
추석 이후 오히려 농산물 가격이 올라가는 기현상도 빚어졌다. 강원도 양양송이의 경우 공판가격이 추석 무렵의 두 배에 가까운 ㎏당 61만 원대에 형성되고 있다. 산지가 건조해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60% 수준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
문제는 이달 중순까지도 비소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기상청은 "하순 들어서야 주기적으로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강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겠다"며 "제때 비가 내려주지 않을 경우 내년 봄까지 가뭄현상이 누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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