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스타의 ‘외출’

  • 입력 2006년 8월 7일 03시 07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야옹 양의 두근두근 연애요리’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김민희(26·여) 씨. 오프라인에서는 ‘평범한 신세대’지만 온라인에서는 수많은 팬을 둔 ‘블로그 스타’다.

남자친구에게 만들어 준 음식의 요리법과 사진들, 아기자기한 연애일기로 가득 채워진 그의 블로그는 요리에 관심 있는 누리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년 전 만든 블로그엔 170여만 명이 다녀갔고 수십만 명이 요리법을 스크랩해 갔다.

○ 신세대 공략한다

블로그 스타인 김 씨는 이제 오프라인에서 대중을 만난다. 다음 달부터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요리강의를 하게 된 것.

김 씨는 “아직 얼떨떨하다”며 “조리사 자격증을 따거나 전문적으로 요리를 배운 건 아니지만 엄마가 알려 주는 것처럼 친근하게 강의할 것”이라고 했다.

김 씨처럼 개인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누리꾼들에게 인기를 얻은 ‘인터넷 스타’들이 9월부터 잇따라 오프라인 강사로 나선다. 신세계 현대 롯데 등 대형 백화점 문화센터들이 올가을부터 인터넷에서 유명한 일반인들을 강사로 섭외했다.

황윤주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팀 주임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인터넷에 친숙한 20, 30대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인터넷 스타를 쓰게 됐다”며 “이들은 아마추어가 아니라 이미 인터넷에서 검증된 프로”라고 말했다.

구독자 2만 명을 넘어선 싸이월드 인기 페이퍼 ‘뮈제 뒤 누리’를 연재하고 있는 대학생 박누리(25·여) 씨는 9월 현대백화점에서 미술 강의를 한다.

박 씨는 “전문적인 미술 강의보다 미술을 전혀 모르는 일반인이 전시회나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어떻게 감상할 수 있는지 생활 속의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주부들 마음은 ‘와이프로거’가 안다

백성혜 현대백화점 생활문화팀 차장은 “기존에 강사로 많이 쓴 유명인이나 전문가들은 너무 이론적이거나 학구적이어서 실제 생활과 동떨어진 부분이 많았다”며 “주부들은 생활 속에 깃든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주부들을 위해서 주부 블로그 스타인 ‘와이프로거(wifelogger·주부와 블로거의 합성어)’도 문화센터 강사로 나선다.

본인만의 살림 솜씨와 요리 솜씨를 개인 홈페이지에 올려 스타가 된 신세대 주부 지은경(30) 씨, 네이버 요리검색 순위 1위 블로그 ‘로즈의 풀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주부 현진희(42) 씨 등이 대표적이다. 지 씨는 “인터넷에서 나만 알고 있는 팁이나 요리법에 반응이 좋았다”며 “주부로서 직접 겪은 생생한 노하우를 강의에서도 쉽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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