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니 앞에는 피라미드 모양의 대형 케이크가 마련됐다. 파란색 고깔모자를 쓰고, 사람 허리 높이의 키에, 윤기 나는 털을 가진 스너피가 잔디밭을 뛰어다녔다.
이날은 지난해 세계적인 관심 속에 탄생한 세계 최초의 복제개 스너피의 돌이다.
지난해 4월 24일 태어난 스너피는 영국의 ‘네이처’지 게재 시점에 맞춰 지난해 8월 4일 일반에 공개됐다. 이후 황우석(黃禹錫) 전 교수팀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초의 체세포 복제개의 위상을 잃지 않았다.
이날 돌잔치에는 주인공 스너피와 스너피에게 체세포를 제공한 ‘타이’, 스너피를 낳은 개 ‘심바’ 등 3마리의 개와 교수 및 연구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스너피 복제팀의 핵심 멤버인 황 전 교수와 이병천(李柄千) 강성근(姜成根) 수의대 교수는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인터넷 카페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 10여 명이 참석해 스너피에게 사료와 영양제, 장미꽃이 담긴 노란 바구니를 선물했다.
서울대 동물병원 김민규(金敏奎) 박사는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스너피를 돌봐 온 한 연구원이 실험실 이름과 연락처가 적힌 목걸이를 스너피 목에 걸어 줬다.
행사를 마치고 잔디밭을 떠나는 스너피에게 황 박사 지지단체 회원들이 태극기를 휘감았다. 이들은 ‘황우석 당신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입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든 채 스너피와 기념 촬영을 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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