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이젠 감도 경쟁시대

  • 입력 2006년 2월 21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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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 경쟁은 끝났다. 이제는 감도(感度·ISO)다!"

디지털 카메라 제조업체들의 기술 경쟁이 '화소'(畵素·픽셀)에서 감도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디카로 찍은 사진 화질이 사람의 눈으로 구별할 수 있는 품질 차이의 수준을 넘어서면서 생긴 현상이다.

그래서 국내외 디카 업체들은 '밝고 흔들림 없이 찍을 수 있는' 고감도 제품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왜 고감도인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디카 업체들은 화소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주요 업체들이 700~800만 화소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화질 경쟁은 의미가 없어졌다. 사진을 뽑았을 때 500만 화소 이상이면 거의 품질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

반면 카메라가 얼마나 많은 빛을 빠르게 감지하고 반응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감도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화질이 충족되면서 어두운 곳에서도 사진을 선명하고 밝게, 움직이는 물체는 흔들림 없이 찍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가 높아졌고, 그 핵심 기능이 고감도이기 때문이다.

보통 ISO(International Standards Organization) 수치로 표시되는 감도는 현재 일반 디카(컴팩트 디카)를 기준으로 1600~2500 수준의 제품까지 나온 상태.

컴팩트 디카의 ISO는 불과 2, 3년 전만해도 200~300 수준이었다.

●고감도 디카 시장을 잡아라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외 디카 제조업체들은 고감도 디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최근 ISO 1600~2500까지 지원되는 초 고감도 컴팩트 디카 '뮤 700'을 내놓은 한국올림푸스는 올 상반기 중 감도를 3200까지 높인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후지필름은 지난해 ISO 800~1600의 고감도 컴팩트 디카인 파인픽스 F, Z시리즈를 연이어 선보였다. 셔터를 한 번 누르면 두 장의 고감도 사진이 찍히는 기능을 갖춘 '파인픽스 V10'도 조만간 국내에 출시할 예정.

소니코리아는 지난 달 ISO 1000인 600만 화소 디카를 20만 원대에 내놔 가격 경쟁의 불씨를 지폈다.

삼성테크윈과 일본 니콘 등은 그동안 전문가용으로 분류됐던 '렌즈교환식 디지털 카메라'(DSLR)도 가격을 70~80만 원대로 크게 낮춘 보급형 제품을 내놓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DSLR은 감도가 1600~3200 수준으로 뛰어나지만 일반 디카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게 단점이었다.

박기형 한국후지필름 이사는 "올해 한국의 가구당 디카 보급률이 30%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은 감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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