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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월 24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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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삼성전자디지털사장》
삼성전자, LG전자, 일본 도시바 등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이 차세대 DVD 규격 표준화를 놓고 블루레이 방식과 HD DVD 방식으로 나뉘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도입한 HD 콘텐츠는 크게 부족하다는 것.
최 사장은 “올해 말 HD급 DVD 영화가 200편 정도 되고 이들이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차세대 DVD 표준의 승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콘텐츠 제작업체가 전자업체들의 운명을 좌우하게 됐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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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는 많다
차세대 DVD 플레이어뿐 아니라 디지털 TV,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한 인터넷 TV(IP TV) 등 HD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 제품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기호에 맞춰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주문형비디오시스템(VOD)의 서버도 표준화질(SD)에서 HD급으로 바뀌는 추세다.
VOD 서버업체인 큐론은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HD전용 서버를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미국 NBC방송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 JVC, 차터 커뮤니케이션즈, 일본 미쓰비시전기 등 5개 기업과 ‘HD AV 네트워크 연합(HANA)’을 출범시켰다. HD TV와 차세대 DVD 플레이어, 셋톱박스 등 콘텐츠를 공유하는 다양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관련 업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
LG전자도 지난해 8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함께 디지털 TV 포털 사업에 뛰어들어 만화 드라마 게임 등 HD 콘텐츠를 디지털 TV로 보여 주는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터넷 장비업체 시스코도 최근 IP TV 사업에 진출했다.
○콘텐츠 투자 시기상조인가
하지만 국내 디지털 콘텐츠 제작업체들은 여전히 소극적이다.
장비 구입과 전송 등 투자비만 해도 HD급이 SD급에 비해 1.5∼2배 더 들지만 현재는 콘텐츠를 만들어도 국내에서 충분히 활용할 환경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들이 비용이 더 드는 HD급 콘텐츠를 만드는 대신 이미 만들어진 HD용 외화를 사서 방송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네이버, 다음, 야후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는 물론 KBS MBC SBS 등 지상파 사업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강준열 네이버 전략팀장은 “HD급 콘텐츠 확보도 어렵고 현재 인터넷망으로는 원활히 공급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6월 독일 월드컵 등으로 올해 디지털 TV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데다 올해 말이면 차세대 DVD 표준 윤곽도 드러날 것이기 때문.
미국 호주는 올해 말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고 내년부터 전면 디지털 방송에 들어갈 예정이고 한국도 2010년이면 디지털 방송으로 완전 전환한다.
HD급 콘텐츠가 중심이 될 IP TV 가입자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8만 명 수준이던 국내 IP TV 가입자가 2009년에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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