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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2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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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개의 행성이 도는 외계 행성계도 발견
지난달 31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발표에 따르면 여태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의 수는 140여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태양과 크기와 나이가 비슷한 별 주변을 돌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행성은 127개. 1995년 스위스의 천문학자 미셸 마이어와 디디에 켈로즈가 ‘페가수스자리 51번별’에서 행성을 처음 발견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계 행성은 지구보다 318배나 무거운 목성 정도가 주로 발견됐다. 이 목성형 행성은 주로 수소와 헬륨 등 가스로 구성돼있다. 이번 유럽과 미국의 외계 행성 발견으로 지구보다 10∼20배 무거운 해왕성 정도의 외계 행성이 새롭게 알려지게 됐다. 지난달 26일 유로사이언스 포럼에서 발표된 ‘슈퍼 지구’도 사실 딱딱한 암석질로 이뤄진 지구형 행성이 아니라 지구보다 14배 무거운 행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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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된 외계 행성 가운데 태양계처럼 2개 이상의 행성이 별을 돌고 있는 행성계는 13개다.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의 바버라 맥아더 박사팀이 지구보다 14배 무거운 행성을 발견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던 ‘게자리 55번별’의 경우 기존에 3개의 행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번 발견으로 ‘게자리 55번별’은 4개의 행성이 도는 첫 외계 행성계로 기록됐다.
○ 별빛의 흔들림을 포착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은 모두 직접 관측된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존재가 확인된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의 한인우 박사는 “행성은 질량도 작고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 관측하기가 쉽지 않다”며 “대신 행성이 별에 미치는 효과를 파악하게 된다”고 말했다.
천문학자들은 분광기로 별빛을 무지개처럼 펼칠 때 나타나는 스펙트럼의 특징을 살펴본다. 모든 별은 대기성분에 따라 고유한 스펙트럼을 가지는데, 이 스펙트럼에 있는 특정한 선의 위치는 별의 움직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즉 별이 우리에게서 멀어지면 선은 붉은색 쪽으로, 가까워지면 파란색 쪽으로 이동한다.
만일 별이 행성을 지니고 있다면 그 행성이 별 주위를 돌 때 행성의 영향으로 별이 미세하게 흔들릴 것이다. 그러면 스펙트럼의 선이 아주 조금씩 움직이고 이를 통해 행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선이 움직인 정도나 주기를 파악하면 행성의 질량이나 공전주기를 알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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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도 외계 행성 본격 탐색
외계 행성 탐색은 천문학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 중 하나다. 이제 우리도 외계 행성을 발견하는 첨단연구 분야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1일 한국천문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분광기를 개발한 후 이를 경북 영천시에 있는 보현산천문대 1.8m 망원경에 설치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분광기 개발을 주도한 보현산천문대 김강민 박사는 “우리 분광기는 망원경으로 들어온 별빛을 감도가 뛰어난 광섬유에 통과시켜 초속 4m 정도인 별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며 “목성 질량의 3분의 1 정도인 외계 행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우 박사는 “지금까지 주로 태양 같은 별 주변에서 수일 주기로 한 번씩 도는 목성 크기의 행성이 발견됐다”며 “우리는 화학적 조성이 특이한 별과 태양보다 덩치가 큰 거성에서 외계 행성을 탐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기술의 개발로 10년 내에 외계 행성을 직접 촬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NASA는 2007년 발사할 ‘케플러 망원경’을 비롯한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앞으로 20년간 지구형 행성을 포착할 계획이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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