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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2월 8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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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녹색이 백색보다 위험=녹내장은 현재 실명에 이르는 안과 질환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은 백내장. 그러나 백내장은 특별한 경우를 빼면 수술을 통해 언제든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게다가 수정체 바깥쪽이 혼탁해졌다면 시력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일부는 치료도 필요하지 않다. 조기에 발견만 하면 오히려 위험은 적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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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은 다르다. 시신경 자체가 망가지기 때문에 현대의학으로도 복원이 불가능하다.
스테로이드 제제 등 약물을 남용했거나 다른 질병과 겹쳐 2차 발병하는 경우를 빼면 아직 발병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다.
완치도 어렵다. 설령 조기에 발견됐다 해도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이 손상되는 속도를 늦추는 것 이외에는 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안압이 정상인데도 녹내장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녹내장은 현재 인구의 2% 정도인 90만∼100만명 정도가 걸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실제 치료를 받는 사람은 고작 20만∼3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절반 이상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셈.
녹내장은 유전적 요소가 어느 정도 작용한다. 따라서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는 경우 반드시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 또 40세 이상이거나 당뇨 고혈압 편두통 등을 앓고 있는 환자, 근시가 심한 사람 등도 매년 정기검사를 받는 게 좋다.

▽정기적인 안압 체크를=녹내장은 안구 내 압력이 상승해 시신경을 손상시키면서 발병한다. 그러나 대부분 안압이 서서히 상승하면서 시신경을 망가뜨리기 때문에 환자들이 증세를 모른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이 이달 들어 1999∼2003년 녹내장 발생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전체 녹내장 환자의 82%가 이런 경우였다.
갑자기 안압이 급격히 상승해 눈의 통증과 충혈, 두통, 메스꺼움, 구토, 시력장애 등의 증세가 나타나 환자가 병을 의심할 수 있는 ‘급성 녹내장’은 5%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의사들은 평소 정기적으로 안압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안압 검사만으로 녹내장 환자의 30% 정도는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로 시신경 검사를 하면 3분의 1을 더 발견할 수 있다.
안압 검사는 동네안과에서도 받을 수 있다. 검사 비용은 1만∼2만원이면 된다. 종합병원이나 장비를 갖춘 병원에서 시신경, 각막두께, 시신경섬유층촬영 검사를 하면 4만원 정도가 든다.
만약 더 정밀한 검사를 받으려면 여기에 망막단층촬영(OCT), 시신경유도분석검사를 추가하면 된다. 비용은 20만원 정도.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찬윤 교수, 삼성서울병원 안과 기창원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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