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터넷]“음란 차단 프로그램 1분이면 설치 끝”

  • 입력 2003년 5월 26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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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건강한 인터넷 캠페인의 홍보대사인 가수 백지영씨가 스팸메일 및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하고 있다.-권주훈기자
동아일보 건강한 인터넷 캠페인의 홍보대사인 가수 백지영씨가 스팸메일 및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하고 있다.-권주훈기자
●백지영씨 내려받기 시연

“차단 프로그램의 성능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어요.”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연예기획사 ‘상마인드’의 사무실.

동아일보 ‘건강한 인터넷’ 캠페인의 홍보대사인 가수 백지영씨는 사무실 컴퓨터에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조금 전 접속했던 음란사이트(www.sex×××.com)가 차단 프로그램 설치 후 ‘청소년 유해매체물 차단’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라진 것.

백씨가 처음 설치한 프로그램은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제공한 ‘유스랫(youth.rat)’ 프로그램.

유스랫은 유해사이트 운영자가 자기 사이트의 유해 등급을 스스로 매겨 놓은 경우 효과를 발휘한다. 우선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사이트(www.icec.or.kr)에서 내려받은 프로그램을 인터넷 브라우저 내 인터넷 옵션→내용→내용관리자를 거쳐 컴퓨터에 인식시켜 주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유해사이트 운영자가 직접 유해 등급을 매겨 놓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시험 삼아 접속한 다른 유해사이트(porno×××.com)가 그대로 연결되자 백씨의 얼굴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그녀는 곧 “얼른 다른 프로그램도 설치하자”며 유해사이트와의 전쟁에 열을 올렸다.

그녀는 두 번째로 ‘웹클린21’을 설치했다. 이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유해사이트 목록이 PC와 웹클린21 제작사 넷피아의 서버에 등록된다. 사용자가 유해사이트에 접속하면 서버는 해당 사이트 화면 대신 ‘경고’ 화면을 사용자의 컴퓨터 모니터에 내보낸다.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관리자 모드에서 등급선택을 ‘0등급(노출, 폭력, 성행위 등 없음)’으로 설정한 뒤 다시 같은 사이트(porno×××.com)에 접속했다.

1초도 안 돼 ‘웹클린21에서 제한하는 사이트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외국인 모녀의 웃는 모습이 떠올랐다. 낯 뜨거운 사진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어,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 사용자가 언제 어떤 사이트에 접속했는지도 알 수 있어요! 친척 어른들에게 꼭 알려드려야겠네.”

2개의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분.

하지만 효과는 놀라웠다. 시험 대상 25개의 유해사이트 중 24개 사이트가 맥없이 자취를 감췄다.

차단 프로그램에 걸리지 않은 사이트는 각 프로그램의 차단 목록에 미처 등록되지 않은 사이트였다.

하지만 이런 음란사이트들도 인터정보의 ‘컴지기’(www.icomjigi.com) 프로그램 앞에선 힘을 쓰지 못한다.

컴지기는 유해사이트 목록을 이용한 차단뿐 아니라, 인터넷상의 이미지 내용을 실시간으로 판단해 차단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차단 목록에 없더라도 음란 사진을 인식해 유해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있다는 것을 네티즌들이 알고 있나요? 차단 프로그램만 제대로 설치됐어도 우리 인터넷이 좀 더 깨끗해졌을 텐데….”

백씨는 스팸메일 및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 개발 회사들도 속속 건강한 인터넷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누그러뜨렸다.

벤처회사 모비젠(homeshield.mobigen.com)은 아웃룩, 아웃룩 익스프레스뿐 아니라 인터넷 웹메일 서비스에서도 스팸메일을 차단할 수 있는 ‘홈쉴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통계적 기법을 활용해 ‘광★고’ ‘(광)(고)’ 등 변칙적 제목의 스팸메일까지 걸러준다. 스팸메일 관리함에 저장된 메일은 부모의 주민등록번호와 비밀번호가 없으면 확인할 수 없다.

차단 프로그램의 성능을 살펴보던 백씨가 뜻밖에 프로그램 하나를 먼저 추천했다.

“‘인터넷 파랑새’라는 프로그램 아세요? 건강한 인터넷 홍보대사가 된 뒤 관련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했어요. 이 프로그램은 차단 기능은 없지만 손쉽게 유해사이트를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더군요.”

‘노래 연습을 하자’며 조르는 스태프들에게 ‘잠깐만, 잠깐만’을 외치던 백씨는 새로 찾은 유해사이트 한 곳을 인터넷 파랑새 프로그램으로 신고하고서야 컴퓨터를 떠났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스팸메일 및 음란폭력물 차단 프로그램
프로그램기능내려받기 사이트
유스랫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된 국내 사이트 접속을 차단www.icec.or.kr
인터넷파랑새인터넷 검색 중 불건전 정보가 발견되면 프로그램 아이콘만 클릭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 신고www.internet119.or.kr
웹클린21음란 폭력 자살 등 유해사이트에 등급을 매겨 청소년의 접속을 차단www.webclean21.org
컴지기유해사이트 접속이나 음란사진 내려받기를 차단. 자녀의 컴퓨터 사용시간을 부모가 관리www.icomjigi.com
X가드유해사이트의 인터넷주소 DB를 이용해 청소년의 유해환경 노출을 차단www.edubox.com
홈쉴드PC에 설치해 쓰는 e메일 프로그램과 웹메일 서비스에서 함께 쓸 수 있는 스팸메일 차단 서비스. 바이러스 메일 치료 기능도 있음homeshield.mobig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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