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독면 없어도 독가스 두렵잖다?

  • 입력 2003년 3월 23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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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가스에 대해 저항력을 갖게 하는 효소가 발견됐다.

미국 솔크연구소 캐럴리 발로 박사는 “몸 안에서 NTE라는 효소가 줄어들면 독가스에 더욱 취약해져 적은 양의 독가스로도 큰 피해를 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 제네틱스’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이 실험에 사용한 독가스는 유기 인산염계 독가스다. 일본의 종교단체인 옴진리교단이 사용한 사린가스와 생화학 테러에 사용될 것으로 우려되는 VX 신경가스가 대표적인 유기 인산염계 독가스다. 이 독가스는 걸프전에서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독가스에 노출되면 발작이나 마비 증상이 일어나며 호흡이 곤란해지고 많이 마시면 죽는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실험 결과 NTE라는 효소의 양이 몸에서 줄어들면 독가스에 더 약해지며, 같은 양의 독가스를 마셨을 때 치사율이 정상 쥐보다 2배나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효소가 부족한 쥐는 독가스를 마셨을 때 발작도 더 심하고 몸도 느리게 움직였다. 그러나 이 효소의 정확한 기능이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발로 박사는 “인간도 이 효소가 있으며, 이 효소의 양을 늘리는 약을 만들면 독가스 공격에 대응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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