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TV도… 게임도…그리스 로마신화 열풍

  • 입력 2003년 1월 28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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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신화‘가 TV 애니메이션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SBS의 ‘그리스 로마신화-올림포스 가디언’(위)과 최근 비디오로도 출시된 EBS ‘그리스 로마신화-전설의 수호자들‘. 사진제공 SBS

‘그리스 로마신화‘가 TV 애니메이션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SBS의 ‘그리스 로마신화-올림포스 가디언’(위)과 최근 비디오로도 출시된 EBS ‘그리스 로마신화-전설의 수호자들‘. 사진제공 SBS

“길고 어려운 그리스 로마 신들의 이름을 엄마들은 헷갈려 하는데,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이름 뿐 아니라 ‘족보’까지 술술 읊는다. 아이들이 ‘포켓몬스터’를 수집하듯 신들의 캐릭터를 수집하는 것을 보면 신기할 정도다.”(주부 전미경씨·39)

‘그리스 로마 신화’ 열풍이 출판에서 TV와 비디오 등 영상 매체로 옮겨 붙고 있다.

SBS는 지난해 12월부터 창작 애니메이션 ‘그리스 로마 신화-올림포스 가디언’(수목 오후 6·10)을 방영하고 있고, EBS도 캐나다 넬바나사에서 제작한 ‘그리스 로마 신화-전설의 수호자들’(토 오후 1·25)을 방영하고 있다.

캐나다와 프랑스, 중국 3개국이 합작으로 제작한 EBS의 ‘그리스 로마신화-전설의 수호자들’은 최근 비엠코리아에서 비디오로 출시됐고, 다음달 경 DVD로도 나온다. SBS ‘올림포스 가디언’은 높은 인기에 힘입어 게임으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SBS의 관계자는 “‘올림포스 가디언’의 방송시간대가 초등학생들이 학원갔다 오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인터넷 ‘다시보기’ 코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 신화 열풍의 현장

1월 셋째주 교보문고의 종합부문 베스트셀러 2위는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 14편’(가나출판사)가 차지했다. 종합부문 베스트셀러에 아동도서가 등장하는 것은 출판계에선 ‘하늘의 별따기’로 통한다.

이런 출판시장의 열풍에 따라 교보문고는 ‘신화’ 코너를 별도로 마련했다. 이 코너엔 토마스 불펀치의 오리지널 그리스 로마신화부터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1, 2’, 이주헌의 ‘신화 그림으로 읽기’ 등이 전시돼 있다.

인터넷 주니어 네이버의 ‘그리스 로마신화’(http://myth.jr.naver.com) 사이트에는 신들의 인명사전, 계보도, 캐릭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가장 인기있는 코너는 신화에 나오는 신을 주인공으로 가상소설을 쓰는 게시판. 제우스와 헤라 등 자신이 좋아하는 신 들을 등장시켜 창작한 콩트, 동화, 소설 작품이 5800여건에 이르고 있다.

# 신화, 왜 인기인가

영화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 등이 2년째 흥행하고, 신화를 소재로 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게임에 빠진 학생들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는 더 이상 낯선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경우 신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재미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세계에서 1000만장이 넘게 판매된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Age of Mythology·MS 앙상블 스튜디오 제작)는 그리스 이집트 노르웨이 등 3개 문명권의 신들과 인간들이 엮어가는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제우스, 포세이돈, 라, 세트’ 같은 신들이 게이머의 청원을 받아 적에게 운석을 떨어뜨리거나 눈 돌풍 속에 적들을 가두는 등 자신을 믿는 ‘게이머’들에게 도움을 준다.

‘헤라클레스의 모험’(오렌지소프트)도 주인공 헤라클레스가 질투의 여신 헤라에 의해 사주를 받은 히드라, 켈베로스 등 신화 속의 괴물을 물리치며, 각 단계에서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퀴즈를 맞춰야 한다.

세종대 한창완 교수(만화 애니메이션학)는 “1400여명의 신, 영웅, 괴물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그리스 로마신화 자체가 거대한 ‘판타지’”이라며 “어른들이 문학, 음악, 미술작품 등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면 어린 아이들은 만화와 컴퓨터 게임의 판타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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