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술, 관절에도 영향…"뼈도 녹인다"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7시 26분


술이 뼈와 관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확실히 영향을 미친다.

인체에서는 비타민D와 갑상샘에서 만들어지는 ‘칼시토닌’과 부갑상샘호르몬이 뼈와 치아의 칼슘 밀도를 조정한다. 오랜 기간 술을 마시면 비타민D의 작용에 문제가 생겨 칼슘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게 된다. 또 술을 갑자기 많이 마셔도 소변으로 칼슘이 다량 빠져나가고 부갑상샘호르몬이 결핍돼 뼈가 약해진다.

알코올은 뼈 성분을 만드는 조골(造骨)세포에 직접 손상을 준다. 따라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뼈엉성증(골다공증)에 걸리기 쉽고 허리가 쉽게 굽는다.

40대부터 남성에게는 술이 LG프로야구단의 김재현 선수가 걸린 ‘넙다리뼈머리 무혈괴사’의 주요 발병 원인이 된다. 폭음을 하면 넙다리뼈의 윗부분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차렷 자세 때 손이 닿는 부위인 엉덩관절이 썩게 되는 것이다.

알코올은 통풍의 한 원인 이다. 통풍은 인체에서 세포가 죽어서 생성되는 ‘퓨린’이 만드는 요산이 지나치게 많아서 생기는 병. 술 자체에 요산이 포함돼 있는데다 술이 퓨린의 생성을 촉진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며, 술을 마실 때에는 이뇨작용이 탈수를 촉진해 일정한 혈액 속의 요산치는 상대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한편 관절염 치료 전문병원인 인천 힘찬병원의 이수찬 원장이 동인천길병원 교수 재직 시절이던 올 7, 8월 관절염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가 소주를 기준, 2홉들이 반 병 이상의 술을 마시면 다음날 통증이 배로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술은 관절 속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노폐물이 쌓이도록 만들어 통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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