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휴대전화 "내손안에 극장이…"

  • 입력 2002년 11월 5일 18시 17분


국내 이동통신업계는 세계 최초로 ‘EV-DO’ 서비스를 시작한 뒤 잇달아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EV-DO’ 서비스 가입자들이 전용단말기와 개인휴대단말기(PDA)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업계는 세계 최초로 ‘EV-DO’ 서비스를 시작한 뒤 잇달아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EV-DO’ 서비스 가입자들이 전용단말기와 개인휴대단말기(PDA)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고 있다.

“아빠 일찍 들어오세요.”

퇴근 준비 중인 김정수씨. 휴대전화를 열어보니 돌이 갓 지난 딸의 웃는 사진과 함께 메시지가 도착했다. 김씨는 휴대전화 메뉴에서 ‘동영상 교통정보’를 접속,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있는 반포대교 쪽 교통상황을 살폈다.

그리고 휴대전화에 내장된 디지털카메라로 자신의 얼굴 사진을 찍은 뒤 사진과 함께 집에 있는 부인 휴대전화로 “7시경에나 집에 도착할 것 같아. 근사한 저녁, OK?”라는 메시지를 전송했다.

먼 훗날 얘기가 아니고 2002년 11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제 상황’이다. 세계 최초로 SK텔레콤과 KTF가 올 들어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EV-DO(Evolution-Data Only)’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동기식 IMT-2000인 ‘EV-DO’는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로 데이터 전송속도가 최대 2.4Mbps이기 때문에 사진 전송, 화상 전화, 고속인터넷 검색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꿈의 이동통신’으로 불린다.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나〓SK텔레콤과 KTF 모두 텍스트는 물론 이미지와 사운드 등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첨부해 상대방 휴대전화나 e메일로 전송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MMS)를 지원하고 있다. 또 뮤직비디오 만화 등의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으며, 무선 인터넷 기능 또한 대폭 강화했다.

기존 휴대전화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벨소리는 자연 음에 가까운 라이브 벨소리로, 그림친구는 동영상인 라이브 스크린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이 밖에 성인들만이 별도의 인증절차를 거쳐 접속할 수 있는 동영상 성인물도 ‘상당한 수준’이라는 반응. KTF는 휴대전화 노래방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화상을 보면서 직접 통화할 수 있는 화상전화 서비스는 연말까지 모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상황〓EV-DO 전용단말기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아직까지 가입자수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일단 시장에 나왔던 단말기는 60만∼70만원에 이르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모두 팔리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SK텔레콤은 현재 가입자수가 1만 명에 불과하지만 연말까지 13만대의 단말기가 공급되기 때문에 가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F도 현재 가입자수가 4만 명이나 연말까지는 24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서비스 초기에는 여러 가지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으나 지금은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운로드 순위는 라이브 벨, 음악, 라이브 스크린, 영화, 성인물, 라이브 방송 순.

▽남은 문제〓이용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과중한 추가요금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F 모두 음성서비스를 제외한 부가서비스만을 대상으로 정액요금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아직까지도 모바일 환경에 걸맞은 다양하고 유익한 콘텐츠가 개발되지 못했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꼽힌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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