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뢰경험 인터넷에 고백하세요”

  • 입력 2002년 8월 4일 22시 23분


“인간적으로 잘 아는 사람이 준 양주와 담배도 뇌물에 해당될까요.”

공무원들이 받은 뇌물과 접대 경험을 고백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공무원 사이버 모임인 ‘공무원 클럽(cafe.daum.net/publicofficials)’은 ‘고백소(告白所)’라는 게시판을 만들어 공무원들이 뇌물과 접대에 관련된 경험담을 익명으로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25일 개설된 이 게시판에는 “공무원 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청렴결백을 다짐했지만 주변 여건상 쉽지만은 않다” “윗사람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뇌물을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등 지금까지 20여건의 글이 올라왔다.

한 공무원은 “자의건, 타의건 공짜는 없다. 편하게 마신 소주 한 잔이 평생 올가미가 될 수 있다”며 접대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이 공무원 클럽 가입은 공무원들에 한하지만 내용 조회는 누구나 가능하다.

게시판을 만든 익명의 공무원은 “당사자들이 실제로 겪은 뇌물 수수와 접대 등의 사례를 널리 알려 공무원사회의 부패 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실마리를 마련코자 한다”고 게시판 개설 이유를 설명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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