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팀의 베스트 건강법]서울대병원 유방암 치료팀

  • 입력 2002년 6월 16일 21시 26분


왼쪽부터 하성환 김태유 박인애 정준기 교수
왼쪽부터 하성환 김태유 박인애 정준기 교수
“유방암은 한 사람의 명의(名醫)가 치료하는 질병이 아닙니다. ‘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죠.”

서울대병원 유방암 치료팀은 ‘팀워크’를 최대 자산으로 꼽는다. 한 명의 환자를 돌보는 것은 8개 진료과의 9명의 전문의. 수술은 일반외과 최국진 노동영, 항암제 치료는 종양내과 김태유, 방사선 치료는 치료방사선과 하성환, 유방 복원은 성형외과 민경원 교수가 각각 담당한다. 노 교수와 김 교수는 환자가 여러 번 병원을 찾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최근 외래 진료일을 같은 요일로 맞추기까지 했다.

정확한 진단은 유방암 치료의 성패를 좌우한다. 유방 촬영검사는 진단방사선과 문우경, 조직검사는 병리과 박인애 교수가 하고 핵의학과 정준기 교수는 양전자단층촬영법(PET) 등을 통해 암 세포가 어느 정도 퍼져 있는지 판단한다. 또 예방의학과 유근영 교수는 한국 여성의 유방암 특징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치료팀이 결성된 것은 91년으로 10년 동안 3000여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최근에는 환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 최근 1년간 수술 환자만 400여명에 이를 정도. 치료팀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유방암 검사자는 10배, 환자는 8배 정도 증가했으며 앞으로 5년 이내에 위암을 제치고 여성암 분야 발병률 1위의 암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유방암은 5% 정도가 유전적이며 나머지는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 생긴다. 특히 여성호르몬은 유방암의 발병과 관련이 크며 초경과 폐경이 늦을수록 잘 걸린다. 또 임신한 적이 없거나 30대에 처음 임신한 사람일수록 발병률이 높다. 반면 첫 출산이 빠르고 수유 기간이 긴 여성은 상대적으로 덜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교수는 “서구에서는 50대 여성이 잘 걸리지만 한국에서는 40대 환자가 많고 외국 여성에 비해 젖샘(유선) 조직이 촘촘한 ‘치밀 유방’을 가진 여성이 많아 진단과 치료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 여성 중 치밀 유방을 가진 사람은 20∼30%. 그러나 한국 여성은 절반 이상이 치밀 유방을 가지고 있다. 치밀 유방을 가진 여성은 종양이 생기더라도 촘촘한 젖샘 조직 사이에 가려져 있어 유방 촬영검사 외에 초음파 검사를 추가로 받는 것이 좋다.

유방을 납작하게 눌러서 X선 사진을 찍는 유방 촬영검사에서 한국 여성이 더 많은 통증을 호소하는 것도 치밀 유방 때문.

치료의 기본은 수술이며 보조적으로 항암제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한다. 서울대병원에서 유방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병기(病期)에 따라 51.3∼94.5%로 미국 전체 유방암 환자의 49.8∼92.1%를 웃도는 수준. 치밀 유방을 가진 사람이 많아 좀더 많은 부위를 잘라내기 때문에 재발도 적은 편이다.

유방암 치료법은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과거에는 유방 전체를 잘라냈지만 90년대 이후에는 유방을 보존한 채 암세포만 도려내는 ‘유방 보존 수술’이 점차 많아지고 있고 타목시펜 등 항호르몬제제를 이용한 항암 화학요법 등도 잇따라 시도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유방암연구그룹(BCIRG)’에 참여하면서 최신 항암요법을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도 치료팀의 강점.

치료팀에 따르면 △20세 이상 여성은 매달 거울 앞에서 유방을 관찰하며 자가 진단을 하고 △40세 이상은 매년 유방 촬영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에 걸리면 흔히 멍울, 통증, 분비물, 젖가슴 함몰, 겨드랑이 멍울, 양쪽 유방의 갑작스러운 비대칭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 등이 유방 촬영검사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많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노 교수는 “자가 진단과 정기적으로 유방 촬영검사를 받는 것이 아직까지는 최선의 예방법”이라며 “콩과 녹황색 채소를 듬뿍 먹고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유방암 치료 전국의 명의▼

진료과이 름소 속전 화
일반외과최국진서울대02-760-2321
노동영
안세현울산대 서울아산02-3010-3471
이희대연세대 영동세브란스02-3497-2440
이은숙국립암센터031-920-1220
배정원고려대 안암02-920-5401
박영우연세대 신촌세브란스02-361-6180
백남선원자력02-974-2501
노우철
이경식포천 중문의대 분당차031-780-5250
제갈영종전남대062-220-6468
윤정한
양정현성균관대 삼성서울02-3410-6512
남석진
한세환인제대 상계백02-950-1017
박찬흔한림대 강동성심02-2224-2222
김이수한림대 평촌성심031-380-3772

▼유방암 수술 치료 명의들▼

유방암 치료는 다른 질환에 비해 여러 진료과의 전문의가 협동해야 좋은 치료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각각 다른 진료과 전문의가 협동진료하는 시스템이 발전해 ‘유방암 센터’ 등이 등장하는 추세. 그만큼 환자 수가 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유방암 수술의 명의로는 서울대병원 외과 최국진 노동영 교수가 꼽힌다.

최 교수가 서울대병원 유방암 치료팀의 기틀을 마련했다면 제자인 노 교수는 진료 외에 유방암의 세포 및 분자 연구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이밖에 원자력병원 백남선 박사, 포천 중문의대 분당차병원의 이경식 원장, 삼성서울병원 양정현 진료부원장도 유방암 수술의 대가로 꼽힌다.

국립암센터의 이은숙 박사는 환자가 한 장소에서 각 진료과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선진국형 유방암센터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말 항암 치료로 유명한 미국의 MD 앤더슨 출신의 노정실 박사의 합류로 더욱 좋은 치료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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