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MIT 헨리 스미스 “나노기술이 수십년 후 세상 바꿀것”

  • 입력 2002년 6월 5일 18시 52분


“내가 학생 시절 컴퓨터가 처음 나왔는데 당시에는 컴퓨터를 대포의 탄도나 보험료를 계산하는 도구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오늘날처럼 쓰일 줄은 전혀 몰랐지요. 나노기술도 수십 년이 지나면 지금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세상을 뒤바꿔놓을 것입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헨리 스미스 석좌교수(사진)가 5일 한양대 종합기술연구원에서 열린 제1회 한미 나노공정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그는 나노미터(1㎚〓10의 9제곱분의 1m) 크기의 구조물 가공 연구 개척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0년 뒤 나노기술이 본격적으로 실용화되면 하드디스크의 용량이 지금보다 수천 또는 수만 배로 늘어나 노트북 컴퓨터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관의 정보를 모두 담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특히 세포 박테리아 단백질 등 생명현상은 그 자체가 분자 수준, 다시 말해 나노 구조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나노기술이 발전하면 인공적인 생명체를 만드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나노기술은 어떤 분야의 전공자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이 특징이지만 관건은 창의력”이라며 “아이디어가 왕성한 젊은 학생과 20, 30대의 과학기술자들이 나노기술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과학기술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나노팹(나노구조제작시설) 건설계획에 대해 “미국에서도 과학재단이 5개 대학에 나노과학기술센터를 만들었지만 관료나 관료적 과학기술자들이 운영하는 연구실은 비효율적”이라며 “성공의 열쇠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이 연구비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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