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항암 단백질 국내 연구진 발견

  • 입력 2002년 4월 2일 14시 54분


국내 과학자가 위암, 폐암 등에 효과가 높은 항암 단백질을 발견했다.

서울대 약대 김성훈 교수(金聖勳)는 인간의 몸속에 있는 ‘p43’ 이라는 단백질이 항암효과를 갖고 있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2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생물화학지 (JBC)에 실렸다.

김 교수는 “위암에 걸린 쥐에 ‘p43’ 단백질을 주사한 결과 아무 것도 투여하지 않은 쥐보다 생존율이 2.5배나 올라갔으며, 이 단백질을 텍솔이라는 항암제와 같이 투여하면 쥐의 생존율이 4배까지 올라갔다” 고 설명했다.

또 이 단백질을 넣은 쥐는 암세포의 성장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다른 기관으로 암세포가 거의 전이되지 않았다.

‘p43’ 단백질은 우리 몸 속에서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거나 혈관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한다. 이 때문에 면역세포를 늘려 몸 속에 들어온 암세포를 죽일 수 있으며, 암세포가 주위의 혈관을 끌어당겨 영양분을 얻고 다른 기관으로 퍼지는 것을 막는다.

연구팀은 ‘p43’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대장균에 넣어 이 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데 성공했으며, 이 단백질의 구조와 생체내 수용체 등을 규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세계적으로 암세포의 혈관 생성을 차단해 암의 성장과 전이를 막는 연구가 활발하다” 며 “이 단백질을 독성이 높은 기존 항암제와 같이 쓰면 환자에게 고통을 주는 항암제의 사용량을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을 것” 이라고 기대했다.

김 교수는 이 물질과 관련해 한국, 일본, 미국 등에 특허를 출원했으며, 바이오벤처 기업인 이매진과 함께 이 물질을 항암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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