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곤충류 '탄생'은 유전자 돌연변이 탓"

  • 입력 2002년 2월 17일 17시 32분


진화가 동물들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알게 해주는 중요한 유전적 증거가 발견됐다.

미국 샌디에고 캘리포니아대학 윌리엄 맥그니스 교수 연구팀은 몇몇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약 4억년 전 온몸에 다리가 달린 갑각류에서 다리가 6개인 곤충류로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 2월 6일자 온라인 논문으로 발표했다.

Hox 유전자로 통칭되는 몇몇 유전자들은 동물의 발생과정에서 다리의 발생을 조절한다. 초파리와 같은 곤충의 경우 발생과정에서 이들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이 복부에서 주로 발현된다.

이 단백질은 복부에서 다리가 발생하는 것을 억제한다. 반면 새우와 같은 갑각류에서는 이 단백질들이 복부 뿐 아니라 가슴에서도 발현되는데 이때는 다리 형성을 억제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초파리와 새우의 Hox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일부 염기서열이 차이가 있어 다른 형태의 단백질을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맥그니스 교수는 “약 4억년 전 돌연변이로 인해 염기서열이 바뀐 Hox 유전자가 만든 단백질이 새우의 복부에서 다리를 생성시키는 유전자를 제어함으로써 6개의 다리를 가진 곤충을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 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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