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따라잡기]마이크로머신 제작기술 '멤스'

  • 입력 2002년 2월 3일 17시 43분


SF영화를 보면 혈관 속으로 아주 작은 로봇이 들어가 환부를 치료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이 꿈을 현실로 만드는 기술이 바로 ‘멤스’(MEMS)다.

미세전자기계시스템의 영문 첫 글자들을 따서 만든 멤스는 수㎛(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에서 수㎜ 크기의 마이크로 머신을 제작하는 기술이다. 머리카락 굵기가 70㎛정도니 얼마나 작은 크기인지 짐작할 수 있다.

멤스 기술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에어백에 쓰이는 멤스 가속도센서. 멤스 가속도센서는 크기가 작은 데다 반도체 칩처럼 대량생산할 수 있어 가격이 기존 센서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기존의 가속도센서는 대부분 기계식이다. 자동차가 충돌하면 가속도센서에 있는 추와 같은 이동체가 급격한 가속도의 변화로 코일 사이를 움직이게 된다. 이때 발생하는 자기장의 변화로 충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기계식 가속도센서는 각각의 부품을 따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덩치가 크다. 반면 멤스 가속도 센서는 반도체 칩 제조 공정을 이용해 센서를 하나의 작은 부품으로 만들 수 있다. 반도체 칩과 다른 점은 실리콘 기판 위에 하나의 층을 더 두어 3차원 구조의 센서를 만든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KAIST와 함께 멤스 가속도센서를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멤스 기술은 캠코더의 손떨림 보정센서에도 이용될 전망이다. 보통 손떨림 보정에는 압전 세라믹을 이용한다. 멤스 자이로센서는 물체의 회전에 따라 발생하는 힘을 측정해 영상이 떨리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이 센서는 크기가 압전 세라믹 센서의 4분의 1에 불과해 캠코더의 크기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멤스 자이로센서 개발을 마치고 캠코더 적용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 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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