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마징가Z는 초경량 로봇? '공상비과학대전'

  • 입력 2001년 11월 2일 18시 31분


◇ 공상비과학대전/야나기타 리카오 지음/238쪽 9000원 대원씨아이

만화 주인공 마징가 제트의 키는 18m, 몸무게는 20t. 정말 거대한 로봇이다. 하지만 마징가 제트의 키를 인간처럼 185㎝로 줄여놓으면 몸무게는 고작 22㎏에 불과하다. 마징가 제트는 초경량 로봇인 셈.

키는 큰데 몸무게가 적게 나가다보니 외부 충격에 약하다. 초속 15m의 바람에도 마징가 제트는 쓰러져 버린다. 무적의 마징가 제트가 미풍(?)에 쓰러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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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런 식이다. 만화, 특히 공상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신체 구조나 능력이 과학적으로 성립할 수 있는가를 따진다.

계속 마징가 제트를 살펴보자.

마징가 제트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허리케인은 산(酸)으로 상대 로봇을 녹여버리는 필살기. 그런데 금속을 가장 잘 녹이는 초산으로 철 1㎏을 녹이려면 5㎏이 필요하다. 상대 로봇의 체중이 마징가 제트와 같은 20t이라면 초산 100t이 필요하다. 20t에 불과한 마징가 제트가 100t의 초산을 어떻게 들고 다닐까. 마징가 제트가 처음부터 허리케인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봐야할까.

또다른 마징가 제트의 무기인 브레스트 파이어는 가슴에서 빔을 쏘아 상대 로봇을 녹여버린다. 정확히 어떤 빔인지 알 수 없으나 레이저 광선에 가깝다고 봐야한다. 마징가 제트의 에너지 출력은 4억 8000만w이므로 만약 20t 로봇을 녹이는데는 45초가 걸린다. 하지만 TV에선 2, 3초도 안되는 시간에 순식간에 녹아버린다.

이 책에선 이밖에도 ‘울트라맨’ ‘우주전함 야마토’ ‘데빌맨’ 등 일본 공상만화에 나오는캐릭터들의 능력이 과학적으로 말도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이것을 1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도대체 이게 왜 필요한걸까. 만화는 만화일 따름인데. 저자는 이런 생각인 듯 하다. “과학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꿈을 꾸는 게 만화지만 만화의 과학을 알면 만화가 더 재미있어집니다.” 원제 ‘空想非科學大典’(1998년).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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