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휴대단말기 속으로…PDA로 전국 어디서나 거래

  • 입력 2001년 10월 30일 19시 03분



회사원 김모씨. 친구들과 만나 한참 점심식사를 하다 갑자기 손바닥에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올려놓고 펜으로 꾹꾹 찌른다. 친구들이 “뭐 하냐”고 묻자 김씨는 “어, 옵션 몇 계약 팔았어”라고 태연히 답한다. 김씨는 “휴대전화로 주식거래를 하면 최첨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뭘 알겠어? 이제는 옵션이나 선물도 PDA로 다 거래 할 수 있다”며 자랑스럽게 시범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농사를 짓는 박모씨는 요즘 밭일을 하면서 틈틈이 PDA를 꺼내 주식을 사고판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차트를 보고 추세도 예측해 보고 여러 증권사의 추천종목을 실시간으로 받아보며 비교분석도 한다.

꿈같은 이야기, 그러나 더 이상 꿈이 아니다. SK 교보 동양 메리츠 신한 한화 등 6개 증권사가 공동 개발해 다음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되는 ‘PDA 증권서비스 모바일로’는 본격적인 무선증권거래시대를 여는 획기적인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지금까지 휴대전화나 주식거래전용단말기를 이용한 무선증권거래는 데이터 전송속도의 한계 때문에 그 기능이 주식매매에 한정됐다. 또 전용단말기의 경우 사용이 가능한 지역도 대도시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개발된 모바일로는 국가기간통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빠른 데이터 처리속도를 확보, 농촌이나 산간벽지에서도 무선증권거래가 가능해졌다. 또 명령을 내리면 실행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도 2초 남짓이어서 매매속도가 생명인 옵션이나 선물거래도 가능해졌다.

또 각종 차트는 물론 환율이나 금리 등 경제지표도 볼 수 있고 시황정보와 6개 증권사 추천종목까지 검색이 가능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는 셈. 요금도 사용하는 정보량에 따라 차등 적용해 전용단말기를 사용할 때의 월정액 제도에 비해 저렴해졌다.

▽PDA는 공짜〓모바일로 서비스는 주식거래용전용단말기가 없어도 기존의 모든 PDA 기종에 프로그램만 설치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6개 증권사는 모바일로의 보급을 위해 사용을 원하는 고객에게 흑백(50만원)과 컬러(90만원)단말기를 일단 무료로 배급한 뒤 거래 규모에 따라 고객 계좌에 쌓이는 포인트로 갚아나갈 수 있도록 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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