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NK]북한 IT연구원, 의사보다 많은 월급·黨간부급 대우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48분


“공장은 멈춰도 연구시설은 멈출 수 없다.”(지난해 7월 4일 북한 노동신문 사설)

이 사설은 북한 당국이 과학기술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과학기술 연구인력을 어떻게 대우할까.

북한 정보기술(IT) 연구의 중심인 조선콤퓨터센터와 평양정보센터 연구원의 평균 월급은 150∼200원. 일반 노동자(70∼80원), 탄광 작업반장(120원), 의사(120원)에 비해 꽤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IT관련 연구인력은 식량과 생필품 배급에서도 당간부와 같이 우선 순위를 부여받는다. 이것은 특히 근래같이 식량난이 심각할 때 의미가 크다. 미리 배급받은 물품을 암시장에 내다팔면 최고 10배의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

더욱 중요한 점은 IT연구원이 되면 평양에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물품공급이 풍부한 평양에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특권. 게다가 당간부나 외교관, 기업소 관리자에게 우선 지급되는 집단살림집(아파트)도 얻을 수 있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IT업계 인사들에 따르면 북한측 연구원 다수가 부유층 거주지역인 창광거리에 살고 있다고 한다.

현재 북한은 심한 전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밥짓는 시간과 학생들이 숙제하는 시간에만 전기가 들어오는 날도 있을 정도. 그러나 남한의 대덕연구단지격인 평양 은정구역엔 무슨 일이 있어도 전력공급이 끊기지 않는다. 이곳엔 국가과학원 등 국책연구기관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고급 연구원에겐 기술연수와 전시회 참가 등을 통해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또 IT분야의 경우 대학입학의 가장 큰 관건인 성분이 조금 나빠도 명문대학에 갈 수 있다. 평성리과대학은 수학과 물리에 성분상 불리함을 상쇄할 가산점을 준다. 다른 대학도 성분심사를 느슨하게 한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자본주의 세계 정보에 자주 접하는 IT 연구원들에겐 일반주민보다 엄격한 사상통제를 한다. 자신은 물론 동료의 사상무장까지 비판해야 하는 ‘생활총화’가 매일과 단위로 치러진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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