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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18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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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모일신형〓인터파크는 사원들에게 정품을 쓰겠다는 서약서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단속돼 벌금을 내고 나서 회사의 모든 소프트웨어를 정품으로 구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각 직원들에게 정품을 쓰겠다는 각서를 받고 팀별로 담당자를 두었다”며 “당당하게 정품을 쓰니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이런 유형은 브랜드를 중시하고 자금의 여유가 있는 대기업들이 주로 택하는 대처법.
▽울며 겨자먹기형〓서울 강남의 한 게임회사는 지금까지 1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어 포토숍, 윈도 등의 정품 프로그램을 샀다. 이 회사는 작년 20억원 가량의 이익을 냈지만 앞으로 신제품 개발에 들어갈 자금이 빡빡한 형편. 이 회사의 임원은 “마음 같아서는 그냥 복사본을 쓰고 싶지만 벌금 내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눈치형〓양재동의 한 소프트웨어 개발사는 직원들과 정품을 쓸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지 못했다. 정품은 돈이 들고 불법소프트웨어는 단속이 두렵기 때문. 이 회사 대표는 “회사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 쉽게 결정할 수 없다”며 “벤처가 꼭 아이디어만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고집불통형〓끝까지 정품을 못쓰겠다고 버티는 형. 상당수 중소 벤처가 이 유형에 속한다. 서울 강남역 근처에서 벤처를 경영하는 N씨는 “직원 월급주기도 힘든 데 몇 천만원씩하는 정품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사느냐”면서 “단속에 대비해 아예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형〓청주 외곽에 있는 한 바이오벤처는 아예 리눅스로 회사 전산 운영체제를 바꾸어 버렸다. 이 회사는 당분간 리눅스 사용에 불편이 따르겠지만 단속걱정 안하고 부가 비용도 적게 드는 이유로 교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유형은 대체로 당장 급한 개발프로젝트가 없거나 교체 기술력에 자신있는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김광현동아닷컴기자>kkh@donga.com